[사설]지자체 160곳 중 89곳 치수기준 미달… 비 올 때 손보려면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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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160곳을 대상으로 하수관로, 빗물펌프장 등 치수 시설이 ‘50년 빈도’ 강우량에 견디도록 방재 성능 목표를 상향할 것을 권고했다. 그간의 권고 기준이었던 ‘30년 빈도’ 강우량에 맞춰 설계된 기존 치수 시설로는 빈도는 잦고 강도는 세진 ‘극한 강우’ 대응에 부족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수 시설 방재 성능 목표를 제출하도록 돼 있는 지자체 160곳 중 89곳이 권고치에 미달하는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서산과 경기 파주, 전북 남원, 전남광주 진도 등은 최근 5년 내 시간당 100mm 이상 비가 내린 곳이다. 그런데도 이들 지역은 행안부 권고치보다 낮게 방재 성능 목표를 설정했다. 지자체가 방재 성능 목표를 올리면 이에 맞춰 치수 시설을 정비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부담을 느끼고 목표치를 낮추거나 투자를 미루는 실정이다. 아예 목표치를 공표조차 하지 않은 지자체도 40곳에 달한다. 최근 5년간 홍수 피해의 약 94%가 지방 하천에서 발생했지만, 지방 하천 정비율은 수년째 50%를 밑돈다. 8월 경남 거제에는 시간당 124.5mm 폭우가 쏟아졌다. 당시 범람 피해가 발생한 고현천과 둔덕천 등 하천 주변은 사전조사에서 홍수 취약성이 지적된 곳이었다. 방재 성능 목표에 맞춰 치수 시설을 개선하기도 전에 ‘괴물 폭우’가 닥친 것이다. 같은 날 경남 통영에도 시간당 97.4mm의 비가 내렸다. ‘10년 빈도’로 설계된 낡은 치수 시설은 범람을 막지 못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정부의 기후위기 적응 예산을 분석한 결과 사전에 예방하기보다 피해 복구 등 사후에 대응하는 예산이 늘고 있다. 1차(2011∼2015년) 국가 기후변화 적응 강화 대책 당시 15%였던 사후 대응 예산 비율은 3차(2023∼2025년)에선 40%까지 확대됐다. 피해가 발생한 다음 뒤늦게 예산이 투입되는 구조다. 20년간 전국에서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발생한 날은 17일이다. 그중 8일이 최근 3년 새 몰려 있다. 기후 재난에 대응할 인프라 구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경고음이다. 중앙정부가 기후 재난에 취약한 지역부터라도 국고 투입을 늘려 기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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