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경북은 대부분 인구감소지역이어서 위기감이 더 가중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이 숨통을 트일 수 있는 희망이 바로 관광 사업이다. 관광객의 소비는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며 ‘여행은 곧 기부’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역사랑 철도여행’이라는 대표 기차여행 상품과 더불어 산불 피해 지역 지자체 등과 혜택을 강화한 새로운 여행 상품을 출시해 지역 경제 회복 및 재도약에 동참하고 있다.
◇‘반하다 경북’ 프로모션 혜택 다양
안동은 경북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의 보고다. 의성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고즈넉한 농촌 모습이 어우러져 있고, 경북 정중앙에 자리 잡은 만큼 불교와 유교 등 관련 유산도 적지 않다. 영양은 국제밤하늘보호공원, 반딧불이생태공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작나무숲 등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힐링 메카다. 청송은 수석꽃돌전시관과 백자전시관을 둘러보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보석 같은 명소인 고장이다. 화마를 이겨낸 주왕산국립공원 등산로를 모두 개방했다. 이들 시군의 경제는 농어업과 관광이 주축이다. 관광은 도시민 등 다른 지역에서 충분히 도울 수 있다.
경북 지역 여행 상품은 모두 68개를 운영 중이다. 코레일은 경상북도,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와 협력해 경북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열차 운임을 할인해주는 ‘반하다 경북’ 프로모션으로 다시금 지역 매력 일깨우기에 나선다. 이 프로모션은 2023년부터 세 기관이 협업해 벌여온 상품이다. 올해는 지원금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광지 인증 기한을 7일에서 30일로 늘렸다. 또 4개 노선(동해선, 중부내륙선, 중앙선, 경북선)을 추가해 정차역을 30개에서 50개로 확대했다. 이벤트 기간(연말까지) 경북 지역(대구 제외) 50개 철도역에 도착하는 여행객은 운임의 50% 페이백 혜택과 함께 역사 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용권(1만원 상당)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안동 등 주요 관광지를 코스로 한 여행 상품의 관광객을 모집해 임시 관광열차를 2회 운영했고, 이달에도 2회 운영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여름맞이 숙박 세일 페스타’를 통해 안동, 영덕, 영양, 의성, 청송 등 지역 관광 결합 상품을 구매하면 열차 운임 50% 할인에 숙박 할인권(최대 5만원)까지 받으며 가성비 좋은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33개 인구감소지역 ‘철도여행 상품’
현재 코레일의 대표 여행 상품은 지역사랑 철도여행이다. 열차 승차권을 50% 할인받고 33개 인구감소지역을 여행할 수 있으며 자유여행 상품과 패키지 상품, 관광열차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8월 코레일과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관광공사, 한국농어촌공사와 지자체가 맺은 ‘인구감소지역 철도 및 관광 활성화’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출시 이후 매달 1만여 명이 상품을 이용했으며, 지난 5월에는 2만 명이나 이용하며 누적 이용객이 12만 명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남원, 밀양, 제천 여행 상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관광객 12만여 명을 경제적 파급효과로 환산하면 36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축제 기차여행 캘린더’도 인기
지난달 코레일은 전국 주요 지역축제 일정을 모바일로 확인하고 기차여행 상품을 바로 예약할 수 있는 ‘지역축제 기차여행 캘린더’ 서비스를 시작했다. 행사 내용, 기차로 가는 방법 등 세부 정보와 함께 해당 지역 여행 상품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캘린더에 접속하면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충남 공주시의 ‘유구 색동수국정원 꽃축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상세한 행사 내용과 공주시의 기차여행 상품을 확인하고 바로 예약할 수 있어 휴가 기간에 축제를 함께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캘린더 구독’ 기능으로 관심이 있는 축제 일정을 구글 캘린더에 별도로 저장하고 매달 업데이트되는 일정도 받아볼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산불 피해 지역, 인구감소지역으로 떠나는 기차여행으로 지역 경제 회복을 돕고, 우리 강산과 이웃에게 따뜻한 관심을 전해보는 여름휴가를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