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예고했던 파업은 철회
市와 일단 대화 나서기로
환승요금 정산 재조정 요구
서울 마을버스조합이 재정 지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현행 시내버스, 지하철 등과 공동 운영하는 대중교통 환승 체계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서울시와 먼저 대화부터 이어간 뒤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또 당초 내걸었던 마을버스 '운행 중단'이란 강경 카드를 접으며 사상 초유의 '서울 버스 대란'이란 급한 불은 일단 껐다.
22일 서울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은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운행 중단 대신 서울시와 서울시버스조합에 '대중교통 환승통합거리비례제 운임정산비율' 재조정을 요청하기로 의결했다.
마을버스조합은 2004년 7월 서울시, 서울시버스조합 등과 운임정산 합의서를 체결한 뒤 서울시 환승 체계에 합류했다. 21년 만에 운임정산비율을 재조정해 달라고 나선 것이다.
마을버스조합은 당초 운행 중단과 대중교통 환승 체계 탈퇴 등 초강수를 예고하며 시를 압박했다. 하지만 버스 운영 중단에 따른 시민 불편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서울시가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한발 뒤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시는 마을버스조합의 운행 중단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사업자 취소 등 행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마을버스조합은 시와 협상 과정에서 조합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후의 카드로 대중교통 환승 체계 탈퇴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최악의 경우 환승 시 마을버스 요금을 별도로 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을버스조합은 "향후 시장 면담 요청, 전 조합사가 참여한 시청 앞 기자회견, 1인 릴레이 시위, 마을버스 차량 현수막 게첩 운행, 마을버스 준법운행, 대중교통 환승합의서 탈퇴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을버스조합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환승손실액은 2367억원에 이른다. 이는 환승제 미적용 시 3년간 수익금 합계액인 6641억원에서 환승수입금과 서울시 재정지원액 합산액(4274억원)을 뺀 값이다.
앞서 마을버스조합은 서울시에 마을버스 요금을 현행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하고 환승정산비율을 재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재정지원기준액 증액을 요청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버스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는 마을버스 운영업체의 적자 누적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환승정산비율 재조정도 이들의 요구 사항이다. 현재 승객 1명이 1500원을 내고 시내버스를 탔다가 마을버스로 환승하면 요금 비율에 따라 시내버스가 833원, 마을버스가 667원을 나눠 갖는다. 마을버스조합은 환승정산비율을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