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산단서 버려지는 에너지 매년 6조 …'열 관리'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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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산단서 버려지는 에너지 매년 6조 …'열 관리'가 답이다

입력 : 2026.04.13 17:52

산업에너지 효율 높이기 … 폐에너지를 잡아라
SK인천석화
폐열로 인근 4만가구 난방
금호폴리켐
스팀 사용 줄인 시스템 구축
개별기업 노력만으론 한계
도시 전체 인프라 정비하고
파격 稅혜택 등 유인책 필요

사진설명

한국이 산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80%가량은 석유화학과 철강 부문에서 소비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매우 높은 온도의 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원유의 화합물을 분해하기 위해 가열로 온도를 800~900도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철강 역시 고로(용광로) 온도를 1500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한국 산업의 에너지 효율화가 '열관리'에 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적은 에너지로 같은 수준의 공정을 수행하거나 사용한 열을 다시 사용할 수 있으면 효율성을 높이는 셈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산업단지에 입주한 에너지 다소비 제조기업 1705곳의 폐열량 추정치는 연간 640만toe(석유환산톤)에 이른다. 이는 13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을 기준으로 5조8000억원(약 43억달러)어치를 수입해야 얻을 수 있는 열량에 해당한다.

물론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도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의 '공정 열원 회수 사업'이 대표적이다. 제품을 생산한 뒤 버려지는 '저준위 열원'을 회수해 인근 인천·청라 지역 4만가구가 냉난방에 사용하는 에너지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해당 기업 측에 따르면 2019년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114만2502기가칼로리(Gcal)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이는 원유 84만배럴을 연소해야 얻을 수 있는 양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계열사인 금호폴리켐도 공정에서 나오는 폐열을 회수하는 'MVR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공정에서 발생되는 폐열을 회수한 뒤 기계적 구동 압축기를 통해 공정에서 사용 가능한 스팀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금호폴리켐 관계자는 "(MVR 시스템은) 초기 가동할 때만 소량의 외부 스팀이 필요하며 정상 궤도에 오르면 전기 에너지만으로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어 운영 비용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팀 사용량을 최소화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냉각수도 거의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기존 방식에 비해 에너지 또한 70~90%를 절감할 수 있다. 금호폴리켐은 합성고무인 EPDM의 중합 공정 라인 5개에 이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지금까지 시간당 149.2t의 스팀을 절약했다. 시간당 약 9만3540킬로와트시(kwh)에 달하는 에너지를 아끼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정에서 열을 재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의 남는 열을 인근 지역이나 다른 공장으로 보내려면 도시 전체의 '열 배관망' 인프라스트럭처와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열에너지의 국가적 관리 체계를 세우는 '열에너지기본법안', 폐열을 자원화해 거래가 가능하도록 돕는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및 이용·보급 촉진법안' 등이 있다.

두 법안은 지난해 12월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이들 법안을 바탕으로 열에너지 기본법을 연내 제정할 방침이지만 관련 업계의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에너지 활성화로 화석연료 비중이 줄어든다는 전망이 그 배경이다. 폐열을 이동시키는 관망 설치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조율하는 과정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철강 산업은 보다 근본적인 공정 전환이 필요하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고로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적은 전기로 사용을 늘리고, 여기에 투입되는 전기를 천연가스 발전으로 충당하다가 궁극적으로 원자력 또는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석탄(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고, 국가는 철강 부문에 안정적으로 수소를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인센티브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 교수는 "기업들에 '아끼라'고 강요하기보다 효율 개선 투자에 대해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정부 지원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등 일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율화 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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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업 분야에서 석유화학과 철강 부문의 에너지 소비가 80%에 달하며,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과 금호폴리켐은 각각 폐열을 회수하여 에너지를 절감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하였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효율 개선을 위한 법안 제정과 정부의 정책 인센티브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담겨 있으며, 이는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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