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세계 랭킹 1,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라이벌 구도’로 떠오른 가운데, 셰플러는 매킬로이의 우승을 직접 봐 기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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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에서 로리 매킬로이(앞)에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
셰플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홀로 클럽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제107회 PGA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에 대해 축하를 보냈다.
셰플러는 지난해 마스터스 제패를 포함해 PGA 투어에서 7승, 파리올림픽 금메달 등을 따내며 독보적인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매킬로이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매킬로이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등 올 시즌 홀로 3승을 거두고 있다.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매킬로이는 지난해 셰플러의 독주에 자극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매킬로이는 “셰플러와 함께 플레이할 때마다 그가 어떻게 경기하는지, 얼마나 절제된 모습인지를 보게 된다. 그의 플레이를 조금이라도 본받고 싶다”고 말했었다.
셰플러는 매킬로이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쁘게 지켜봤다. 그는 마스터스 전년도 챔피언 자격으로 오거스타 내셔널 18번홀 그린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매킬로이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며 축하를 보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셰플러는 “매킬로이의 우승 순간을 함께한 게 정말 멋졌다. 매킬로이는 골프 역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런데 매해 그 대회(마스터스)에서 답을 내야 했으며 매주 참석하는 기자회견에서 골프 대회 하나(마스터스)에 대한 질문만 받았을 상황이 다소 답답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렇게 감정적으로 벅차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셰플러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평생의 노력이 필요한데, 매킬로이처럼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셰플러는 “나는 질 때마다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그는 “골프는 그렇게 많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 셈”이라며 “매킬로이도 경기에 변화를 줬고 작년보다 실력이 향상됐다. 골프는 자신을 최대한 활용하는 걸 끝없이 추구하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셰플러와 매킬로이는 이번 PGA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하며 다시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셰플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라비올리를 만들다가 손 부상을 당하고 거의 2달 가까이 결장했다. 다소 늦은 시기지만 이달 초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무려 8타 차 우승을 차지했고, 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31언더파 253타)까지 세우며 화려하게 시즌 첫 우승을 기록했다.
셰플러는 “우승한 다음 한 주 휴식 후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매우 좋은 느낌이다. 모멘텀을 타고 있다. 그런 큰 우승을 하고 모멘텀을 타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 주간엔 80c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선수들이 연습 라운드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기도 했다. 전장은 7626야드로 매우 긴 편인데,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전장이 더 길게 느껴진다.
셰플러는 “티샷은 공을 가능한 멀리, 페어웨이 안에 넣어야 한다. 그린이 단단하기 때문에 짧은 클럽을 잡고 그린에 많이 공을 올려야 한다”고 전략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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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