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선언→졸전 끝 0-3 대패→현타’ 무한반복…대륙 축구의 좌절과 악몽, 中언론은 그저 한탄 & 한숨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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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팀 주민규(왼쪽)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문전 쇄도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한국대표팀 주민규(왼쪽)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문전 쇄도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중국대표팀 데얀 주르제비치 임시 감독(오른쪽)이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E-1 챔피언십 1차전 도중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중국대표팀 데얀 주르제비치 임시 감독(오른쪽)이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E-1 챔피언십 1차전 도중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승리를 다짐한 뒤 졸전 끝에 대패한다. 거짓 선언에 한껏 높은 기대치는 여지없이 산산조각난다. 솔직히 새삼스럽지도 않다. 중국축구에 익숙한 패턴이 다시 한 번 반복됐을 뿐이다. 무대만 바뀌었다. 얼마 전엔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었고, 이번엔 국내에서 개막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다.

언제나처럼 중국은 ‘참사’를 겪었다. 데얀 주르제비치 임시 감독이 이끄는 중국축구대표팀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부 1차전에서 개최국 한국에 0-3으로 대패하며 쓴잔을 들었다. 표현조차 지겨운 ‘공한증’은 계속됐다. 역대전적은 차치하고 중국은 최근 6차례 한국전에서 무득점 전패를 당했다.

내심 선전을 기대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탈락 후 경질한 브랑코 이반코비치 전 감독을 대신해 임시 지휘봉을 잡은 주르제비치 감독은 패배의식이 가득한 베테랑들을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소집해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으나 E-1 챔피언십 첫 경기만에 좌절했다.

차갑고 스산한 현실만 새삼 확인했다. 자국 리그에서 뛰는 영건 위주로 한국, 일본에 비해 좀더 빨리 대표팀을 소집한 주르제비치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플랜A를 집중 연마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대회 엔트리를 구성한 ‘홍명보호’에게 압도당했다.

‘소후닷컴’은 “중국은 전반 초반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후방부터 짧은 패스를 하며 침투에 나섰지만 능력이 부족해 상대 문전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2/3 지역까지 전개가 한계였다”면서 “한국의 빠른 측면 공략에 속절없이 무너졌고, 무차별적 크로스에 수비진은 와해됐다. 협력 수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슈퍼리그를 대표한다는 중국의 차세대 자원들은 역량이 떨어졌다. 한국의 공세가 쉴 틈 없이 이어지자 포백을 포기하고 중앙수비수만 5명을 세우는 파이브백으로 급선회했음에도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중국 언론들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온 센터백 주천제나 최전방 공격수 장위닝도 형편없었다. 심지어 체력적 준비도 전혀 없었다. 왼쪽 윙어 왕위동은 후반 35분 다리에 쥐가 나서 교체아웃됐다.

당연히 경기 기록은 처참했다. 중국은 5차례 슛을 시도했으나 유효슛 0회로 조현우가 지킨 골문을 전혀 위협하지 못했고 심지어 그들이 ‘투지’로 포장해온 허슬 플레이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옐로카드를 한 장씩 받은 가운데 파울수는 한국이 15회, 중국은 5회였다.

대패 후 중국 언론들은 늘 해온 일을 했다. 현실을 자각하고 되새기는 시간이다. 소후 닷컴, 시나닷컴 등을 통해 의견을 전한 중국 축구 전문가들은 “중국 슈퍼리그는 K리그나 J리그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 순수 자국 선수들만으로 싸우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미 한국, 일본은 아시아 최강이고 우린 3류다. 심지어 한국은 2, 3군도 좋은 경기를 한다. 스코어가 더 벌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고개를 젓었다.

다만 약간의 불만(?)도 곁들였다. 자국 축구의 거친 플레이에 대한 당연한 지적에 “한국 일부 언론들은 우리 대표팀을 ‘쿵푸킥’이라고 조롱했고 정당한 행위조차 악의적인 파울로 묘사했다”면서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돌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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