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파는 소주-맥주 가격마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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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끌려던 할인행사 감소 영향

동아DB
술집이나 식당에서 파는 소주 가격이 10개월 만에 올랐다. 맥주 가격도 7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간 내수 침체로 하락세였던 외식 술값이 소비심리 개선으로 상승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소주 품목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1% 올랐다. 외식 소주값은 지난해 9월 전년 같은 달 대비 0.6% 내린 이후 계속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10개월 만에 소폭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 외식 맥주 가격도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외식 맥주값도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12월 0.4% 하락한 뒤 6개월 연속 떨어지다가 반등했다.

그간 외식 소주와 맥주 가격은 장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외식 소주값은 2005년 7월(―0.8%) 이후 월간 기준으로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었다. 외식 맥주값도 1999년 11월(―0.3%)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들어 소주와 맥주 가격이 이례적인 하락세를 보인 건 경기 악화와 소비 부진에 대응하려 주류업계가 할인 프로모션을 이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소주와 맥주 가격 변동 폭은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중심으로 크게 나타났다. 서울의 소주값은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8.8% 하락했다가 점차 하락 폭을 줄여 지난달에는 3.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서울 맥주값도 올해 1월에는 1년 전보다 5.0% 하락했지만 지난달 0.9%로 하락 폭이 줄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동안 경기 악화로 자영업자들이 술값 할인으로 손님을 유도하는 전략을 많이 썼는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효과로 이 같은 할인 행사가 많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할인 행사를 벌이던 자영업자들이 결국 폐업하는 사례가 늘면서 가격이 원상 회복한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류 업계가 지역, 업체별로 다른 할인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지난달 조사에 반영된 업체 중심으로 할인이 덜 반영된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추세적인 가격 오름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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