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號' 한은 과제는… 前 총재·전문가 지상좌담
'매파' 성향 드러낸 申 후보
국회 제출 서면답변서 입수
"물가 리스크가 우선" 강조
원화 약세는 '셀코리아' 영향
전문가들 정책 조언
국민들은 벼락거지 위기감
부실대출 차단·건전성 강화
금리인상 등 통화가치 유지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오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면 답변을 통해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성장보다 물가 안정이 더 시급하다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견해를 13일 밝혔다.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인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통화 당국을 이끌 수장으로서 본연의 임무인 물가와 금융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역시 본연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김중수 전 한은 총재는 "시류에 편승하기보다 펀더멘털에 초점 맞춘 물가·금융 안정이 우선"이라고 제언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그간 한은의 실기가 있었던 만큼 금리 수준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우석진 명지대 교수 역시 "통화정책 본업에 집중해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 이사장은 "신 후보자가 취임 후 해결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자본 유출 방지 등 외환 관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 후보자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를 통해 '물가 상승과 성장 부진 중 어떤 요인이 더욱 심각한가'라는 질문에 "물가 측 리스크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실물경제나 금융·외환 시장의 리스크를 평가할 때 어떤 목표나 균형 수준에서 더 많이 벗어난 부문의 리스크가 더 크다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 목표에서 상당 폭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경제 성장률은 잠재 수준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로서는 중동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불확실하고, 그에 따라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뿐 아니라 근원물가, 기대인플레이션 등의 움직임도 함께 살펴보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 한은 총재와 전문가 역시 물가 관리를 당부했다. 김 전 총재는 "물가와 금융 안정 모두에 충실해야 한다"면서도 "시류에 편승하기보다 조금 더 펀더멘털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부실 기업에 대한 대출을 막고 자본의 해외 유출도 관리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통화정책 본업에 집중해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고, 양 교수는 "한은은 여러 번 오판과 실기가 있었는데, 물가 수준을 직시해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신 후보자는 원화값이 1500원대로 하락한 것에 대해 "중동 전쟁 이후 미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가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급등, 글로벌 위험 회피심리 등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 약세 폭이 여타 통화에 비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 영향 등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비중을 재조정하는 등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가 컸던 점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 안정화 장치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전 총재는 "출입이 자유로운 선진국형 시장 체계로 가야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환율 1500원대는 위험하다"면서 "자본 유출 방지 등 환율 관리가 신 후보자가 총재직에 오른 뒤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교수는 "원화값 하락에 따라 국민들은 '벼락거지'가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후보가 첫 출근길 간담회에서 '환율 상황에 큰 우려는 없다'고 말한 것은 약간 안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양 교수는 "통화량이 과잉 공급 상황이기 때문에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 등 합리적 정책으로 통화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 후보자는 한국의 대미 투자에 대해 "국내 고부가가치 중간재 및 첨단기술이 투입될 수 있는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될 때에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우리 경제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가운데 은행부문에 대한 공동검사, 자료제출 요구 등을 활용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한은이 금융안정 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자료 접근성 제고 등 제도적 기반이 보다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신 후보자는 본인의 재산에 대해 "외화표시 금융자산을 상당 부분 처분했고, 외화자산 비중을 순차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신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장남이 보유한 재산 총 82억4102만원 중 45억7472만원(55.5%)이 해외 금융 자산과 부동산이라고 신고했다. 이에 환율이 상승할수록 원화 환산 평가액이 불어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은 외환 당국 수장으로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 후보자는 "이해충돌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모든 정책 판단의 기준은 국민 전체의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은 매도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김명환 기자 / 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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