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박주성은 전반기 막판 3차례 선발등판에서 ERA 3.18을 기록하며 키움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데뷔 첫해였던 6년 전과 비교해 다양해진 피칭메뉴와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인다. 사진제공ㅣ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박주성(25)은 전반기 최하위(10위)가 확정된 팀의 한 줄기 희망이다. 어쩔 수 없이 ‘돌려막기’에 급급하던 선발진에 건강한 경쟁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박주성은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ERA) 5.54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선발로 자리를 옮기고 마운드에 오른 3경기에선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회 포함 1승1패, ERA 3.18(17이닝 6자책점)로 선전하며 단숨에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불펜에선 7.36에 달했던 ERA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입단 당시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처음 1군 마운드에 올랐을 때 그의 상대가 다름아닌 레전드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였는데, 2루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타자가 누군지도 모른 채로 공을 던졌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이제는 여유가 묻어나는 경력자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데뷔 첫해에는 직구와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 등 4개 구종을 구사한다. 선발투수로 활약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피칭메뉴다.
올 시즌 초반 키움의 선발진 사정을 고려하면, 박주성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당시 키움은 외국인투수 케니 로젠버그와 하영민에게 원투펀치를 맡겼다. 김윤하, 정현우가 3, 4선발을 맡았다. 5선발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돌아가며 맡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라울 알칸타라-라클란 웰스의 원투펀치가 견고하다. 하영민, 정현우도 서서히 선발투수의 면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박주성이 그 뒤를 받치고 있는데, 최근 컨디션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후반기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김윤하와 경쟁이 계속되겠지만, 박주성은 그동안 꾸준히 좋은 투구를 했다. 후반기에 선발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면 우리 팀의 투수 운용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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