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 술병, 간판, 계량컵...파리 벼룩시장의 '잇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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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매력, 오래된 소재, 오래된 물건이 서로 합쳐져 행복한 조화를 이룬다. 앤티크와 빈티지는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없이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잊혀진 이야기가 담긴 예상치 못한 보물 같은 물건들이 가득한 앤티크 매장과 벼룩시장은 조상들의 생활 방식을 반영하는 시대의 거울이다.

프랑스의 크고 작은 도시의 광장이나 도로변, 공원 같은 곳에 설치되는 노천 벼룩시장에도 드디어 봄이 왔다. 구경만 하기에도 즐겁고 너무 많은 것들이 모여 있어 무엇을 구매해야 할지 몰라 숨어 있는 보물을 놓치기도 하고 때로는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많다.

벼룩시장에도 트렌드가 있다. 현대 디자인과 인테리어 유행 경향에 맞추어 건축가나 디자이너들 혹은 수집가들이 매년 찾는 인기 아이템들이 있다. 작은 것 하나로도 실내 분위기를 바꾸어 줄 수 있는 빈티지 소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프랑스 빈티지 수집 애호가들은 요즘 벼룩시장에서 어떤 빈티지 소품을 찾고 있을까?

프랑스 파리 노천 벼룩시장. / 사진. ⓒ Clément Dorval

프랑스 파리 노천 벼룩시장. / 사진. ⓒ Clément Dorval

① 컬러 유리 오브제

꽃병, 주류 병, 유리잔, 물병 같은 컬러 유리 제품은 다양한 크기와 분홍색, 보라색, 파란색, 녹색, 호박색 등 다양한 톤을 통해 레트로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좋다. 이 컬러 유리 오브제에 드라이 플라워나 식물을 조합하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컬러 유리병은 여러 개를 함께 모아야 장식 효과가 더 크다.

양조장에서 사용하던 큰 술병 담-쟌(Dame-Jeanne)은 오래전부터 수집가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담-쟌은 술뿐만 아니라 식초, 올리브유 등을 담아 숙성시키던 병으로 작게는 5리터에서 60리터까지 다양한 크기로 있다.

파리 벼룩시장에서 만난 컬러 유리병과 유리잔. / 사진. ⓒ 정연아

파리 벼룩시장에서 만난 컬러 유리병과 유리잔. / 사진. ⓒ 정연아

양조장에서 사용하는 큰 술병인 담-쟌(Dame-Jeanne).  / 사진 출처. Dame- Jeanne사이트

양조장에서 사용하는 큰 술병인 담-쟌(Dame-Jeanne). / 사진 출처. Dame- Jeanne사이트

② 라탄 집기

라탄(Rotin) 가구와 소품은 2024년부터 수집가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라탄은 동남아시아의 열대지방에 주로 자라는 덩굴식물성 줄기로 친환경 천연 소재이다. 라탄 가구는 원목 가구와는 달리 가볍고 견고하여 안락의자, 소파, 테이블, 전등갓 등 내추럴한 보헤미안 시크 분위기를 쉽게 연출할 수 있다. 화려한 모티브와 색상의 패브릭을 함께 하면 모던한 느낌을 더해진다.

60년대 라탄 안락의자. / 사진 출처. Ma petite Boutique 사이트

60년대 라탄 안락의자. / 사진 출처. Ma petite Boutique 사이트

③ 세라믹 제품

세라믹 꽃병, 화분, 조각품, 식기류는 실내 분위기와 식탁에 우아함을 더해주는 중요한 소품이다. 주말의 브런치 식탁 연출에도 큰 역할을 한다. 1970년대 손으로 빚은 (투박해 보이는) 도자기는 점점 더 많은 수집가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수요가 커지면서 가격 또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리모주(Limoge)나 지앙(Gien) 같은 프랑스의 명품 도자기도 그중 하나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약간은 유치한 그래픽 꽃 패턴의 아르코팔(Arcopal)과 피렉스(Pyrex) 식기는 1970년대 프랑스 가정에서 크게 유행했다. 아르코팔은 1958년 프랑스 'Arc International'에서 제작한 깨지지 않는 내화 유약 마감 처리된 강화 유리 제품으로, 2000년부터 생산이 중단되면서 희귀성이 높아져 최근 벼룩시장의 떠오르는 인기 아이템이 되었다.

벼룩 시장에서 판매하는 Arcopal 접시. / 사진. ⓒ 정연아

벼룩 시장에서 판매하는 Arcopal 접시. / 사진. ⓒ 정연아

Pyrex 계량 컵. /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Pyrex 계량 컵. /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④ 조명 기구

화려한 앤티크 샹들리에와 더불어 1950~1970년대의 빈티지 조명 기기는 디자인 오브제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벽, 천장, 테이블 또는 침대 옆 램프 등 빈티지 조명은 실내 장식에 독창성을 더한다. 프랑스 가구 디자이너 세르주 무이 (Serge mouille)의 램프는 1950~1960년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견고성과 디자인이 뛰어나 많은 수집가가 찾는 아이템 중 하나다.

조명 기구를 구매할 때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보존 상태, 즉 전선 상태와 콘센트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단지 장식을 위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리 비용을 생각해야 하니 구매 시 유의해야 한다.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램프. / 사진. ⓒ 정연아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램프. / 사진. ⓒ 정연아

⑤ 거울

빈티지 거울은 금박, 녹청, 또는 조각된 나무 프레임 거울들이 인기가 높다.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덕에 벽에 그림 액자를 대용할 수 있어 장식 효과도 크다. 거울을 구매할 때는 프레임의 디테일을 잘 관찰하여 손상 여부를 체킹하고 거울의 상태 그리고 거울과 프레임이 잘 고정되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양조장 술병, 간판, 계량컵...파리 벼룩시장의 '잇템'은?

벼룩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사각 빈티지 거울[위]과 유행을 타지 않는 태양 거울[아래]. / 사진 ⓒ 정연아

벼룩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사각 빈티지 거울[위]과 유행을 타지 않는 태양 거울[아래]. / 사진 ⓒ 정연아

⑥ 광고 프로모션 아이템

브랜드 홍보에 사용되었던 오브제들은 전문 수집가나 개인 아마추어 수집가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에나멜 광고판, 디스플레이, 조명 간판, 머그잔, 유리잔 등에 사용되는 그래픽 디자인에 세월이 더해 가며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빈티지 에나멜 광고판으로는 자동차 관련 광고판이 벼룩시장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초콜릿이나 알코올 브랜드의 광고 오브제들이 그다음으로 많다. 음료수 컵이나 맥주 브랜드 로고가 박힌 컵도 인기가 좋다.

브랜드 로고가 박힌 음료수 잔들. / 사진. ⓒ 정연아

브랜드 로고가 박힌 음료수 잔들. / 사진. ⓒ 정연아

모터 오일 'Esso'와 코코아 브랜드 'Banania' 에나멜 광고판. / 사진 출처. Planet vintage 사이트

모터 오일 'Esso'와 코코아 브랜드 'Banania' 에나멜 광고판. / 사진 출처. Planet vintage 사이트

⑦ 오디오 시스템

중고 음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턴테이블, 앰프 등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그 값어치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투자를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다. 벼룩시장에서 최고의 퀄리티로 유명한 Thorens, Garrard, EMT 같은 턴테이블이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구매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Thorens 턴 테이블과 음반. / 사진 출처. Audio Acoustique 사이트

Thorens 턴 테이블과 음반. / 사진 출처. Audio Acoustique 사이트

벼룩시장을 즐기는 팁

벼룩시장은 무작정 이것저것 보는 것도 좋지만 가기 전에 구매 물품을 정하거나 아니면 관심 있는 아이템을 몇 개 정해서 그날은 그것만 집중적으로 보면 보물찾기가 훨씬 쉬워진다. 충동구매를 피하기 위해서는 구매를 위한 예산을 정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들보다 먼저 숨겨진 보물들을 찾아내고 싶으면 아침 일찍 벼룩시장을 찾으면 되고, 가격을 쉽게 흥정하고 싶다면 마감 시간에 가면 좋다. 가격 흥정은 벼룩시장의 흔한 관행이니 주저하지 말고 해보기를 권한다.

구매한 물건은 곧바로 소독이나 세척을 꼭 해야 한다. 특히 패브릭이나 가죽 제품에는 벼룩이나 빈대 등이 있을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정연아 패션&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

(2025년 5월부터 9월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노천 벼룩시장 리스트 – 파리 시청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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