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산업2부장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약 15조6500억 원)로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었다. 전 세계 화장품 수출 순위에서는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2024년에는 미국에 이어 3위였는데 1년 만에 미국을 제쳤다. 눈부신 성장세의 배경에는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빠르면 9개월 만에 끝내는 ‘속도전’과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가성비’가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글로벌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 ‘투 톱’인 한국 기업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뛰어난 제조 역량, 트렌드를 신속하게 읽어내는 인디 브랜드, 올리브영과 실리콘투 같은 유통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하는 생태계 덕분이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고품질 화장품을 기획하고 출시할 수 있는 최적의 뷰티 생태계가 구축된 곳이 바로 우리나라다.이미 시작된 C뷰티의 추격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구조는 K뷰티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 자본력을 갖춘 해외 기업들이 ODM을 활용해 비슷한 종류의 화장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의 추격은 시작됐다. 중국에서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화장품 ODM 기업들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화장품 거래액은 처음으로 1조 위안(약 203조 원)을 넘어섰고, 이 중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다. 아직은 한국 ODM 기업들과 제조 역량 차이가 크지만 내수 시장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低價) 물량을 앞세워 K뷰티를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의 특수에 안주하다 스페셜티 고부가가치 기술 확보 타이밍을 놓쳐 자급률을 높인 중국의 물량 공세에 무너졌듯, K뷰티 역시 ‘가성비의 덫’에 갇히는 순간 경쟁력을 빠르게 잃어버릴 수도 있다. K뷰티가 세계 뷰티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독점적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의 뷰티 생태계가 원천기술 확보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얼마 전 K뷰티를 조명하는 기사에서 “한국은 피부과 전문의, 바이오테크 기업, 에스테틱 클리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연어유래성분(PDRN), 엑소좀, 펩타이드 같은 차세대 바이오 원료와 전달 시스템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교하게 상용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에서 K뷰티는 인공지능(AI) 기반 피부상태 진단이나 PDRN·히알루론산·시카 등 기능성...
[오늘과 내일/신수정]K뷰티 세계 1위는 ‘원천기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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