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험난한 고갯길을 넘자 거대한 호수가 펼쳐졌다. 해발 4500m에 위치한 네팔 롤왈링 계곡의 초롤파 빙하호수. 빙하가 녹으면서 물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 1957년 0.23㎢였던 호수 면적은 50여 년 만에 1.65㎢로 커졌다. 길이 3.2km, 깊이 131m로 1억 ㎥의 물을 담고 있다. 자갈과 흙으로 이루어진 둑이 터지면 하류 6000여 명 주민들에겐 ‘물 폭탄’이 쏟아질 것이다. 빙하 둑이 터져 생기는 홍수를 ‘수직 쓰나미’라고 한다.’ 2011년 12월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와 동행했던 본지 기자가 현장에서 쓴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제목부터 ‘둑 터지면 하류 100km 눈물바다로 만들 ‘히말라야의 눈물’ 차오른다’였다. 장대한 히말라야를 찾은 기자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아름다움 뒤에 숨어 있던 재난의 위험이었다. 2006년 ‘하늘의 쓰나미’ 경고 이보다 앞선 2006년 12월, 본지는 히말라야 빙하호수 붕괴 위험을 ‘하늘에서 밀려오는 쓰나미’라고 표현하며 대규모 재난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사를 실었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네팔 카트만두 소재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의 분석을 인용해 히말라야 일대 빙하호수 50여 개의 둑이 붕괴 위험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2010년 10월에는 국제 사회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를 담았다. 제4차 유엔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 참석차 방한한 지그메 틴레이 당시 부탄 총리는 본지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크다며 “선진국들이 환경 오염 물질 배출을 막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국은 재해 위험을 잘 알고 컨트롤할 수 있는 국력이 있는 만큼 아시아지역 기후변화 대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20년간 우려와 경고가 이어졌지만 네팔 대규모 홍수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이 시점에서 과거 기사들을 꺼내 드는 이유는 ‘우리가 일찍이 경고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예전에는 히말라야 산골 주민들에게 닥칠 재난으로 봤던 기후위기가 이제 전 세계의 생명과 안전으로 직결되고 있다. 한국 기업과 국민의 활동 반경은 세계 곳곳으로 넓어졌다. 발전소와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오지로 들어가고, 히말라야산맥 곳곳을 여행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이제 모두가 위험의 당사자가 된 것이다.모두를 지킬 ‘기후 안전망’ 필요 그래서 이번 참사가 우리를 비롯한 국제 사회에 내민 ‘청구서’는 무겁다. 구조대와 구호물자를...
[오늘과 내일/유재영]히말라야의 눈물이 보낸 20년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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