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세형]美 성장 막을 ‘10만 달러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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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형 국제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하나의 ‘이민 장벽 높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서 전문직 비자로 통하는 ‘H-1B’의 신규 발급 수수료를 기존 약 2000∼5000달러에서 10만3265달러로 최대 50배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포고령을 통해 H-1B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올 6월 법원이 제동을 걸자 최근에는 국토안보부를 통해 이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美 테크업계 성장 배경 무시한 조치 H-1B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등 전문 분야의 외국인들이 미국의 기업이나 연구소에 취업할 때 받는 비자다.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과학기술 분야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실제로 이 비자를 통해 미국에 정착한 뒤 글로벌 기업을 만들었거나,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도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예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 그는 ‘친(親)트럼프 성향’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임에도 H-1B 발급 수수료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인도 출신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중국 출신인 에릭 위안 줌 창업자도 H-1B를 통해 실리콘밸리에 정착했다. 미국정책재단(NFAP)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내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582개 중 319개(54.8%)의 창업자가 이민자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의 H-1B에 대한 10만 달러 수수료 부과가 앞으로 해외 우수 인재 확보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그레그 모리셋 코넬 테크(코넬대 산하 기술·창업기관) 부총장은 “H-1B 제도 변경이 미국의 첨단 기술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 전략에도 부정적이다. 지난해 4월 미국 싱크탱크 진보연구소(IFP)는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의 유망 AI 스타트업 42개 중 25개가 이민자 출신 창업자를 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AI 부문에서도 해외 인력 유치가 미국이 지닌 큰 경쟁력인 것이다. 제러미 노이펠드 IFP 이민정책국장은 “AI 기술 경쟁에서 미국이 가진 독보적 강점은 전 세계에서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이었는데, 미국은 H-1B 수수료 인상으로 스스로 강점을 포기하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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