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스포츠부장 요즘 한국 축구 팬들은 예년과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말 2026∼202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개막했지만 응원을 보낼 한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EPL과 라리가(스페인), 리그1(프랑스), 분데스리가(독일), 세리에A(이탈리아)는 유럽 5대 축구 리그다. 그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건 EPL이다.EPL은 지난 20년간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었다. 시작은 2005년 박지성이 EPL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것이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네 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 팬들에겐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2015년부터는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들 외에도 기성용, 이영표, 이청용, 조원희, 윤석영, 박주영 등이 EPL 무대를 밟았다.EPL 한국인 0명 시대그런데 그 많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이번 시즌엔 0명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적했다. 손흥민이 떠난 뒤 황희찬이 EPL의 유일한 한국 선수가 됐지만 소속팀 울버햄프턴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치며 강등됐다.현재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등록된 한국인은 세 명이다. 이 중 토트넘의 양민혁은 임대를 떠났고, 김지수와 박승수는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달 말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이런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 시대의 종말? EPL에서 한국의 태양이 지고 일본이 떠오른다.”EPL은 요즘 일본인 선수 전성시대다. EPL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선수는 10명으로 사상 처음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선전 등으로 일본인 프리미어리거는 급증하는 추세다. 시즌 개막 직전에는 월드컵 때 일본 대표팀 골문을 지켰던 스즈키 자이온이 애스턴 빌라와 계약하면서 10번째 자리를 채웠다. EPL 일본인 선수들은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수, 골키퍼에 이르기까지 전 포지션에서 뛰고 있다.일본축구협회는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한 2005년 ‘2015년 세계 톱10’ ‘2050년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고 세계를 향해 나섰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유럽 진출이 필수라는 공감대 속에 구단들은 적극적으로 선수들의 유럽행을 도왔다. 선수들도 편한 환경이나 연봉에 집착하지 않고 도전장을 던졌다. 기업도 나섰다. 2017년 FC도쿄 단장 출신인 다카유키 다테이시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온라인 기업의 지원을 받...
[오늘과 내일/이헌재]한-일 프리미어리거 0-10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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