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놓는 용기… 강요보다 이해가 먼저다[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5 days ago 11

단편영화 ‘늙은 면허’에서 40년 경력의 택시 운전사 병호 씨가 운전하는 모습. 전세훈 감독 제공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서경대 명예교수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늘고 있다. 사고가 날 때마다 “운전면허를 반납하게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오랜 시간 운전해온 사람에게 면허증을 내려놓는 일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이달 초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제1회 전북사잇길청년인권영화제에서 전세훈 감독의 단편영화 ‘늙은 면허’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청년의 시선으로 노인의 운전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사회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기보다 면허를 내려놓아야 하는 노인의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인 80대 병호(임형태 분)는 40년 경력의 택시 운전사로 은퇴 후에도 정정하다. 호흡하듯 운전하며 살아왔지만 최근 들어 주차가 똑바로 되지 않는다. 면허를 갱신하는 과정에서는 인지기능이 저하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동요한다. 그에게 면허증은 단순한 신분증이 아니라 자존심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이 20대 취업준비생인 손녀 유진(김수정 분)의 눈을 통해 스크린에 펼쳐진다. 2024년 7월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68세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해 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법원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착각해 밟은 과실로 사고가 났다고 판단했다. 이 사고는 한국 사회에 고령 운전자의 안전 문제를 무겁게 던졌다. 일본에서는 2019년 도쿄 이케부쿠로(池袋)에서 당시 87세 운전자의 차량이 폭주해 30대 어머니와 세 살배기 딸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 사고는 일본에서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과 제도 개선 논의를 확산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운전자는 금고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2024년 10월 93세로 옥중 사망했다. 가와이 하야토 감독의 영화 ‘면허 반납!?’의 70세 액션 스타 난조. 제작위원회 제공 올해 6월 고령자의 면허 자진 반납을 소재로 한 가와이 하야토(河合勇人) 감독의 영화 ‘면허 반납!?’이 개봉하기도 했다. 70세 액션 스타 난조(南条·다치 히로시 분)가 오해로 인해 면허를 반납할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난조가 면허 반납을 거부하는 이유는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타며 액션 연기를 하고 싶은 난조에게 면허 반납은 곧 배우 인생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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