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휴 콤비가 창작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휩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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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최고의 뮤지컬 축제로 20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대구에서 펼쳐지는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요즘 뮤지컬 여행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토니상 작품상 등 6개 상을 휩쓸면서부터다.

DIMF측에 따르면 대작인 공식 초청작 만큼 DIMF 창작지원작이나 대학생 뮤지컬도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로의 뮤지컬 여행이 뜨는 이유는 K뮤지컬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데도 있지만 ‘어쩌면 해피엔딩’의 주역인 윌 애런슨(작곡)과 박천휴(작사/극작) 콤비가 DIMF의 창작지원작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두 사람은 뮤지컬계에서 이른바 ‘윌휴 콤비’로 불린다. ‘윌휴 콤비’는 DIMF 창작지원사업에서 2010년 발굴된 작품인 ‘번지점프를 하다’의 2012년 판 공연으로 처음 만났다.

둘의 협력은 뮤지컬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고 이후 ‘어쩌면 해피엔딩’까지 이어지며 브로드웨이에서 찬란한 결실을 보았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의 성과가 인정받는 이 순간 DIMF는 둘의 시작을 함께한 동반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창작자 윌 애런슨과 박천휴 콤비의 시작이 DIMF를 통해 이루어졌고, 이들이 함께 성장하며 세계적인 성공에 이른 지금,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창작자의 ‘첫 만남’과 ‘첫 무대’를 만들고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윌 애런슨은 특히 DIMF와의 인연이 깊다. 그는 2008년 제2회 DIMF 창작지원작 ‘마이 스케어리 걸’의 작곡가로 데뷔했다. 창작지원작 중 대상 격인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이후 DIMF의 지원으로 2009년 뉴욕뮤지컬 페스티벌(NYMF)에 초청되었고, 최우수 뮤지컬상과 최우수 연기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 5개국 29편의 작품, 104회 공연

올해 DIMF는 헝가리·프랑스·대만·중국·일본 등 세계 각국의 대표작을 비롯해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창작지원작까지 29편의 작품, 총 104회의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DIMF 최초 헝가리 초청작이자 유럽 대작 뮤지컬 ‘테슬라’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인 헝가리 공식초청작 ‘테슬라’.   DIMF 제공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인 헝가리 공식초청작 ‘테슬라’. DIMF 제공

‘테슬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의 생애를 화려하고 장대한 무대로 풀어낸 작품이다.

대규모 캐스트, 웅장한 무대, 역동적인 안무와 몰입도 높은 영상 연출을 통해 유럽 대작다운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한다. 헝가리 국립극장을 비롯한 주요 무대에서 호평을 받았다. 20일부터 28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대륙을 감동시킨 중국의 대형 뮤지컬 ‘판다’는 폐막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이 작품은 정교한 판다 분장, 탄탄한 무대 구성, 드라마틱한 시각효과가 한 무대 위에 어우러져 몰입감을 더한다.

언어에 구애받지 않은 구성으로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서사 구조, 중국 전통 쿵푸·그림자놀이와 장소영 음악감독이 참여한 음악이 중국 창작뮤지컬의 세계로 안내한다.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프랑스 공식 초청작 ‘콩트르-탕’  DIMF 제공

프랑스 공식 초청작 ‘콩트르-탕’ DIMF 제공

프랑스 ‘콩트르-탕’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음악으로 삶을 지켜낸 지휘자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클래식 음악과 무용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무대가 특징이다. 20일부터 22일까지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열린다.

한국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일본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뮤지컬 ‘미생’도 DIMF를 통해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다.

일본 호리프로가 제작한 이 작품은 현실적인 직장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현지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

DIMF에서는 실황 영상 상영을 통해 아시아 콘텐츠 교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7월 1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대만의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는 블랙홀 속에 빠진 소녀 몰리가 기억과 마력을 잃은 채 마법 세계에서 신비한 정령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을 그린 성장 판타지이다.

언어적 장벽 없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구성과 감각적인 시각효과, 빠른 전개와 따뜻한 메시지로 대만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7월 4일부터 6일까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공연한다.

세계적인 뮤지컬 라인업에 이어 한국 뮤지컬 작품도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애프터 라이프’는 사후세계의 사후세계 ‘파라다이스 빌리지’를 배경으로 천사와 악마, 영생의 존재들이 자신들의 진정한 소망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2030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부터 29일까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받은 한국 공식초청작 ‘시지프스’.   DIMF 제공

지난해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받은 한국 공식초청작 ‘시지프스’. DIMF 제공

제18회 DIMF 어워즈 3관왕에 빛나는 웰메이드 창작뮤지컬 ‘시지프스’가 약 3개월간의 대학로 공연을 마치고 업그레이드되어 공식 초청작으로 돌아온다. 폐허가 된 미래에서 무대의 존재 이유를 찾는 네 명의 배우가 관객에게 실존과 삶의 의미를 묻는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재해석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7월 4일부터 6일까지 아양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설공찬’은 중종반정, 정치적 격동기 속 저승과 이승을 넘나드는 이야기로 풀어낸 창작뮤지컬이다. 역사적 상상력과 강렬한 무대가 돋보이며 2024년 ‘미싱링크’에 이어 대구문화예술회관과 DIMF가 다시 한번 힘을 합쳐 제작한 작품이다. 다음달 4일부터 1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된다.

◇ 창작뮤지컬 생태계의 버팀목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DIMF 창작지원사업은 대본과 음악만으로 작품을 심사해 무대화를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프로그램으로 창작뮤지컬 생태계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고 있다.

DIMF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발굴된 ‘YOU&IT’은 런던 웨스트엔드와 도쿄 쇼케이스를 거쳐 라이선스 수출에 성공하는 등 K-뮤지컬의 글로벌 진출 성과를 일구었으며 ‘프리다’, ‘마이 스케어리 걸’ 등 다수의 작품이 해외 무대로 진출하며 역량을 입증해왔다.

선정된 작품은 총 5편으로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하버드대에 조기 입학한 천재 수학자 윌리엄 시디스가 대중의 과도한 시선 속에서 ‘잊혀질 권리’를 주장하며 벌이는 치열한 법정 드라마다.

정보 과잉 시대에 인간의 존엄과 사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21일부터 2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갱디’는 2023년 DIMF 뮤지컬 인큐베이팅 리딩 공연 선정작으로 단맛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소녀 단이가 우연히 만든 사탕 ‘갱디’를 통해 귀신들과 소통하고 이웃을 연결해 나가는 따뜻한 판타지 코미디다. 27일부터 29일까지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셰익스피스’는 얼굴 없는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나선 한 인물이 마주한 진실과 반전의 여정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28일부터 2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공연된다.

2024 DIMF 뮤지컬 인큐베이팅사업 리딩 공연 선정작으로 주목받은 ‘히든러브’는 부모의 이혼을 겪은 주인공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상처, 그리고 회복의 여정을 담아낸 청춘 뮤지컬이다. 7월 4일부터 7월 6일까지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열린다.

‘요술이불’은 제8기 DIMF 뮤지컬아카데미 작사, 작곡 과정 전문반 수료생의 작품이다. 악몽에 시달리는 소녀가 전설의 요술이불과 함께 환상적인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7월 5일부터 6일까지 대구어린이세상 꾀꼬리극장에서 열린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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