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8일 일정으로 미국·캐나다 출장 중
투자유치 성과 상당수 경자구역이 주 무대
질적 성장 모멘텀 될지 관심 높아져
국내 1호 경제자유구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화색이 돌고 있다.
미국 출장 중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현지에서 만든 투자유치 포석의 상당수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주 무대로 하기 때문이다. 갯벌을 메워 규모를 키워 오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양적 성장이 사실상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번 투자유치 행보가 질적 성장의 모멘텀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 시장은 지난 9일 6박 8일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애틀란타에서 글로벌 기업·대학과 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캐나다 토론토로 건너가 인천의 우수 농수산식품을 널리 알리고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경제 분야 첫 성과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델타항공 본사에서 나왔다. 유 시장은 델타항공과 관광산업 활성화 등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천과 미국 주요 도시 간 직항노선 확대, 해외 관광객 유치 공동 홍보, 공동 글로벌 마케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인천경제청과 전략적 연계를 약속해 항공, 물류, 마이스(MICE) 등 관련 산업의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입지와 델타항공의 항공 전문성이 결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세계 6개 대륙 290여 개 목적지에 매일 50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2018년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대한항공과 함께 인천발 하루 최대 19개의 항공편으로 14개의 미국 직항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 6월 인천경제청과 조지아공대의 상호협력 체결로 관심을 끈 조지아공대 인천 연구소 설립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유 시장은 11일(현지 시각)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을 만나 조지아공대 연구소 설립, AI 첨단 자율 제조 분야 글로벌 산학협력 등 상호 협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대한 후속 조치로 인천경제청과 조지아공대는 조만간 실무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IGC)에는 5개 해외 대학과 한국스탠포드센터(스마트시티 연구), 마린유겐트코리아 연구소(해양융복합 연구)가 둥지를 틀었다. AI 첨단 자율 제조 분야를 연구할 조지아공대 연구소가 합류하면 연구·교육·산업 융합 거점이 돼 혁신이 선순환하는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유 시장은 “조지아공대와 연구소 설립·AI 기반 첨단 자율 제조 산업 분야에서 협업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조지아공대 연구소가 인천에 들어선다면 첨단 제조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국가 차원의 연구역량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시장은 “연구소 설립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은 “인천은 첨단산업과 글로벌 혁신 역량을 갖춘, 미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도시”라면서 “조지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양 지역의 제조 산업을 동시에 강화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885년 설립된 조지아공대는 과학기술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공립 연구대학이다. 2024년 THE(Times Higher Education) 대학 평가에서 세계 36위를 기록했다. 엔지니어링 & IT는 세계 12위, 컴퓨터 사이언스는 세계 22위로 평가됐다. 2024년 U.S. News & World Report 평가에서 항공우주공학은 학부·대학원 모두 미국 내 2위를 차지했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케슬러 컬렉션도 11일(현지 시각) 인천시와 MOU를 체결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에 관광·문화 융합도시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12일 인천시청에서 유 시장에게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지 한 달 만에 MOU가 성사됐다.
케슬러 컬렉션은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도시 역사와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예술 감각을 더한 독창적인 시설로 유명하다. 애틀랜타 사바나 지역의 폐 발전소를 엔터테인먼트 구역으로 탈바꿈시킨 플랜트 리버사이드 디스트릭트(Plant Riverside District)가 대표적이다.
케슬러 컬렉션은 아시아 진출 일환으로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 가능 토지에 부티크 호텔, 영상문화 복합시설을 연계 개발하는 사업에 주 개발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는 커슬러 컬렉션의 투자가 ‘데스티네이션 인천(Destination Incheon)’, ‘K 콘랜드’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스티네이션 인천’은 인천을 단순 경유지가 아니라 목적지로 탈바꿈시키려는 인천시의 핵심 발전 전략이다. 이 전략의 목표는 인천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기반 시설, 풍부한 해양자원, 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의 힘을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것이다. 국내외 방문객들이 인천 곳곳에서 능동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소비하며 높은 만족감을 얻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케슬러 컬렉션의 리처드 케슬러 회장은 “인천은 아시아 시장 전략의 매우 중요한 거점”이라면서 “인천의 풍부한 잠재력과 케슬러 컬렉션의 독창성이 결합 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시장은 “케슬러 컬렉션의 인천 투자는 인천시가 글로벌 관광 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면서 “케슬러 컬렉션의 독창적인 콘셉트와 서비스가 인천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8월 문을 연 인천경제청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영종·청라지구 132.9㎢를 개발하다 2014년 영종도 용유무의지구 등 36.7㎢ 경제자유구역서 해제하면서 지금은 면적이 122.34㎢로 줄었다.
그러나 전국 9개 경제자유구역중 최대 규모의 투자유치를 끌어내며 2003년 개청 첫해 2만5000여명에 불과하던 인천경제자유구역내 인구가 올해 5월 말 기준 47만2000여명으로 18.9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