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한국차 누가 사겠어요?…현대차 아반떼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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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현대차 '아반떼', 獨 폭스바겐 '제타'에 밀리나 '비상'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도 27일(현지시간) 대미 자동차 관세를 27.5%(품목 관세 25%+기본 관세 2.5%)에서 15%로 낮추면서 미국 시장을 놓고 일본, EU와 경쟁을 펼쳐온 한국 자동차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기준 75만8000여대(389억유로, 약 63조원)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한 유럽연합(EU)은 한국(143만대·347억달러, 약 48조), 일본(137만대·6조261억엔, 약 56조)과 함께 대미 3대 자동차 수출국이다.

가격 경쟁력 뒤쳐지는 한국차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한국차는 동급의 일본·유럽차 대비 5% 안팎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버텨왔다.

2.5% 관세를 부과받는 일본, 유럽에 비해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도 봤다. 현대자동차 아반떼 가격은 2만2125달러(약 3051만원)부터로 미국 준중형차 세단 시장에서 경쟁 중인 폭스바겐 제타(2만995달러)보다 3.9% 저렴하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유럽 브랜드들과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 중인 제네시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제네시스 G80 2.5T(5만7100달러·약 7875만원)는 BMW 530i(5만9900달러)과 벤츠 E 350(6만4950달러)에 비해 5~13% 저렴했지만 EU와의 관세차이가 10%로 벌어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EU 관세협상 타결로 EU차 관세가 15%로 떨어져 관세를 차값에 그대로 가격에 반영할 경우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아반떼는 오히려 ‘비싼 차‘가 된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한국 차 관세가 일본과 EU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업계가 최대 수출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도 “같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일본 자동차 업체와 유럽 업체 간 경쟁 조건을 맞추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다른 주요 자동차 수출국에 대한 압박을 가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수출길 끊기면…고용 대란 우려도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 3일부터 발효된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 여파로 실적 부진에 빠졌다. 현대차·기아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조36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6% 감소했다.

현대차(8282억원)와 기아(7860억원) 2분기 관세 여파 영업이익 감소분은 1조6142억원에 달한다.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가 유지되면 3분기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의 관세 비용이 분기당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생산 물량 기준 세계 7위다. 제조업 노동자 10명 중 1명이 차·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한다. 전체 자동차 수출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미국의 관세 장벽은 수출 급감과 국내 생산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 413만 대 가운데 수출 물량은 67.3%(278만 대)에 달한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차량 대수 기준으로 51.5%(143만 대), 수출액 기준으로는 49.1%(347억달러)에 이른다.

자동차 및 부품은 올 상반기 대미 수출액 621억 달러의 32%를 차지하는 1위 수출 품목이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난 3월(-10.8%), 4월(-19.6%), 5월(-27.1%) 6월(-16.0%) 등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줄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도 생존 위기에 몰렸다. 완성차 수출이 타격을 입어 국내 생산량이 감소하면 차 부품·소재 협력사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82억2200만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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