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더블더블…남자농구, 피지컬 강한 카타르 선수에 골밑싸움 안 밀렸다 ‘평가전 3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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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 하지베고비치(211cm·오른쪽)와의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여준석.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원래 팀 구호가 ‘원팀 코리아’였는데 오늘만큼은 ‘올인 리바운드’로 바꿨다. (평가전) 세 경기 만에 리바운드를 근소하게 앞섰다. 고무적인 일이다.”
안준호 한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 감독은 18일 경기 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평가전 1차에서 90-71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앞서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 이은 3연승이다. 한국은 이번 최근 평가전 세 차례 평가전 가운데 처음으로 리바운드 싸움에서 42-39로 앞섰다.
대표팀 주장 김종규(가운데)가 승리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해외파 이현중(25·일라와라)과 여준석(23·시애틀대)은 일본보다 신체 조건에서 앞선 카타르 상대로도 경쟁력 있는 공격력을 유지했다. 카타르 골 밑은 귀화 선수 알렌 하지베고비치(211cm) 그리고 113kg의 거구 은도예 세이두(203cm)가 지켰지만 대표팀은 적극적인 압박 수비와 리바운드, 빠른 트랜지션 공격으로 밀리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베고비치(12득점)는 “한국에 비해 우리가 디테일과 집중력이 부족했다. 쉬운 득점을 많이 놓쳤다. 다음 경기에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전에서 3차례 연속 수훈선수로 활약한 이현중.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이현중, 여준석 모두 3쿼터까지만 뛰고도 한국의 승기를 확정 짓기엔 충분했다. 전반전에만 20득점을 완성한 이현중은 더블더블(20득점-10리바운드)로 세 경기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여준석(왼쪽)이 자신과 같은 키(203cm)에 113kg 거구인 은도예 세이두를 뚫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농구협회 제공
하지베고비치와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며 페인트존을 누빈 여준석도 3점 슛 두 개를 포함한 16득점 9리바운드로 다재다능함을 뽐냈다.안 감독은 “이현중, 여준석이 와서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현중은 프로선수로서 더 많은 성장을 했다. 팀에서 제일 크게 토킹을 하고 허슬플레이를 하면서 우리 선수가 넘어지면 가장 먼저 달려가서 일으켜준다. 물론 슛도 잘 쏘지만 수비,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서 팀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고 있다. 저만 느끼는 게 아니라 선배, 동료, 후배들이 다 느낀다”고 했다.
승리 후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표팀. 대한민국 농구협회 제공
한국팀은 이날 골 밑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강점인 외곽포와 압박 수비에 이은 트랜지션 공격을 극대화했다. 한국은 이날도 3점 성공률이 45%에 달했다. 이현중이 1쿼터에만 3점 세 개를 성공시키며 포문을 열었고 유기상도 3점 슛 네 개를 포함해 17득점으로 대표팀 대표 ‘슈터’ 자격을 증명했다.
한국의 득점에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모두 일어나 환호하는 모습.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적장 하칸 데미르 카타르 감독은 “한국이 템포가 빠르고 수비, 외곽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전반에만 20득점한 이현중이 인상적이긴 했지만 그 득점 역시 한 선수 위주가 아닌 팀 플레이에 바탕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좋고 젊은 팀”이라고 평했다.
다만 카타르는 이날 귀화 선수인 에이스 두 명이 결정했다.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 브랜드 굿윈은 전날 뒤늦게 입국해 컨디션 문제로 결장했고 타일러 해리스는 부상을 안고 있어 뛰지 않았다. 데미르 감독은 “해리스는 회복까지 시간이 걸려 2차전에서도 출전이 어려울 것이다. 굿윈은 내일 연습 때 컨디션에 따라 준비가 된다면 (2차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 감독이 고삐를 늦출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카타르는 한국이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치를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 예선에서 다시 만날 상대다. 안 감독은 “오늘 경기를 아시아컵 전초전으로 진검승부를 펼치려 했는데 카타르 에이스 두 명이 출전하지 않아 상대 전력을 가늠할 수 없다”며 “크게 앞섰지만 4쿼터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했다.
4쿼터 덩크로 대표팀 센터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한 하윤기. 앞서 치른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부상 치료로 결장했던 하윤기는 이날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처음 실전에 투입됐다. 대한민국 농구협회
한국은 이날도 선발 출장 멤버(이현중, 유기상, 이정현, 여준석, 이승현)가 모두 빠진 4쿼터 공격력이 과제로 남았다. 대표팀은 1~3쿼터에 25, 27, 27득점을 기록했지만 4쿼터 때는 하윤기의 투핸드 덩크가 나오기까지 4분 32초 동안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안 감독은 “이현중, 여준석 외 나머지 선수도 리바운드에 더 적극적으로 가담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가 전력을 갖춰 나올 때 우리는 또 나락에 빠질 것이다. 거기에 온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