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으로 추적한 오디세이아 영화 ‘오디세이’에서 트로이전쟁을 마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 3000년 가까이 전해진 서사시를 21세기 영화로 되살렸다. 사진 출처 유니버설픽처스 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최근 영화 ‘오디세이’가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3000년도 더 된 이야기가 볼거리 넘치는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을 열광시킨다. 이 서사시는 언제 만들어졌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실제로 있었던 것일까. 고고학자의 눈으로 보면 두 질문 모두 간단히 답하기 어렵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어느 날 한 사람이 완성한 책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과거의 기억과 후대의 경험이 켜켜이 쌓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하면서 살아남았는지, 고고학이 전하는 서사시의 기원을 살펴보자.트로이전쟁은 정말 일어났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트로이 유적은 튀르키예 히사를르크 언덕에서 발견됐고, 150년 가까이 발굴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원전 3000년 무렵부터 로마시대(서기 5∼6세기)까지 수많은 도시가 흥하고 망하기를 반복했다. 호메로스가 노래한 배경인 기원전 12세기경 유물로는 실제로 불탄 흔적과 무기, 사람의 뼈가 나왔다. 물론 전남 완도에서 조선시대 무기가 나왔다고 ‘명량대첩’의 증거로 단정할 수 없듯, 이것만으로 호메로스의 이야기를 증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호메로스의 시에서 묘사된 당시 시대상을 추측할 수 있는 자료는 발굴됐다. 히타이트 제국의 점토판에는 트로이로 추정되는 윌루사라는 도시와 알락산두라는 왕의 이름이 나온다. 각각 그리스어 일리오스와 황금 사과의 주인공 파리스의 이름에 해당된다. 다만 이 점토판의 배경은 트로이전쟁보다 약 100∼200년 앞선다. 트로이는 지중해에서 흑해로 들어가는 다르다넬스 해협의 길목에 있다. 교통의 요충지인 탓에 이 지역에서는 시대를 불문하고 수많은 전쟁이 벌어졌다. 트로이는 교통의 요충지를 둘러싸고 수백 년간 그리스와 히타이트 세력이 충돌했던 분쟁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오디세이’의 배경이 되는 기원전 12세기는 지중해 청동기 문명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세계적인 격변기였다. 그 이전에는 이집트와 히타이트가 맞붙은 카데시 전투가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바다 건너 침입자들이 미케네와 히타이트를 뒤흔들었다. 호메로스 서사시의 여러 장면들이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호메로스가 이야기한 시대’는 실재했다는 뜻이다. ...
입에서 입으로, 시대마다 재탄생… 3000년 살아남은 신화 ‘오디세이아’[강인욱 세상만사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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