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도입된 뒤에도 일부 상장사들은 사업보고서에 “추후 검토 예정” 등 원론적 문구만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자사주 처리계획과 제재현황, 외부감사·내부통제 관련 정보의 누락·부실 기재 사례를 확인하고 해당 기업들에 사업보고서 보완 후 자진 정정공시를 지도했다.
29일 금융감독원은 2025년도 사업보고서를 대상으로 재무사항 13개, 비재무사항 4개 등 17개 중점 항목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점검에서는 재무건전성과 회계 신뢰성 관련 정보뿐 아니라 최근 상법 개정으로 투자자 관심이 커진 자사주 공시, 중대재해와 제재 현황 등을 들여다봤다.
특히 자사주 처리계획 공시가 부실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사주 보유 비중이 1% 이상이거나 전년도 점검에서 기재 미흡이 확인된 기업 등 123사를 대상으로 자사주 취득·처분·소각 계획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상당수 기업은 “향후 검토 예정”이나 “필요시 공시 예정” 등 원론적 표현만 적었다. 개정 상법으로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보유 자사주의 소각 의무화 영향이나 향후 활용 방안, 소각 일정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투자자가 자본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234사를 대상으로 한 점검에서도 소각일과 소각수량은 대체로 적정하게 기재됐지만, 자사주 취득·처분과 신탁계약 체결·해지 이행현황을 빠뜨린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행률이 70%에 못 미치는데도 미이행 사유를 누락하거나 형식적으로 적은 기업도 일부 있었다.
재무·회계 부문에서는 신규 사업보고서 제출사와 전년도 미흡 기재 기업 등 221사를 점검했다. 재고자산의 사업부문별 보유현황과 실사 내용, 대손충당금 설정방침과 변동현황, 회계감사인 변경 사유, 핵심감사사항(KAM) 등을 누락하거나 감사보고서와 다르게 적은 사례가 확인됐다.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해서는 경영진과 감사(위원회)의 효과성 평가 결과, 감사인의 감사·검토 의견을 일부 빠뜨린 사례가 있었다. 올해부터 적용된 자금 부정 예방·적발 통제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은 기업도 일부 확인됐다.
중대재해 발생 사실이 확인된 24사 가운데 일부는 사고 사실을 사업보고서에 적지 않거나, 재발방지 대책과 수사 진행 등 회사 조치사항을 간략하게만 기재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공시위반 혐의로 조치를 받은 83사를 대상으로 한 제재현황 점검에서는 제재 사실을 누락하거나, 회사와 임직원 제재를 구분하지 않은 사례도 나왔다. 위법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근거 법조문, 조치 이행현황, 재발방지 대책 등을 빠뜨린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다음 달 10일 상장사 공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미흡·모범 기재 사례와 작성 유의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사업보고서에 자사주 단기 처리계획을 적은 기업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실제 이행현황을 충실히 공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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