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흔드는 ‘권리중심 일자리’[기고/이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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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서울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장 서울시의회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관련 조례안을 발의했다. 기존 조례에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 관련 조항이 이미 있는데도, 개정안은 ‘권리중심 일자리’를 새로 규정했다. 사실상 특정 시설 지원을 위한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UN 장애인 권리협약의 취지는 장애인이 노동 환경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례안은 중증장애인의 집회·시위 참여 활동을 노동으로 인정해 특정 시설에 공공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 조례안의 문제는 권리중심 일자리의 개념, 정책 대상이나 직무 내용 등 기초적인 것부터 분명한 기준 없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공공 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라면 누구에게 기회가 돌아가는지, 기존 제도와 어떻게 역할을 나눌지, 장애인 고용을 실제로 얼마나 늘릴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조례 개정은 어떤 권익 옹호 활동까지 공공 예산으로 보상할 직무로 인정할지, 공공성과 그에 따른 성과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숙의가 없었다. 기본 개념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제도화부터 서두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존 장애인 일자리 지원 체계와 사업 성과에 대한 무시도 아쉽다. 서울의 139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직업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4000명 이상의 장애인들에게 직업훈련과 근로 경험을 제공하고, 일반 고용으로의 전환과 취업 후 적응까지 지원하고 있다. 민간 기업과 연계해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직업교육과 일 경험을 제공하고 고용으로 연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서울시 맞춤형 특화 일자리 사업은 참여 인프라 확장과 상호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 기존 장애인 일자리 관련 체계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 의무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성실히 일해온 기존 시설은 무시하고 특정 단체와 연관성이 높은 시설을 우선 지원하는 것에 상실감이 크다. 장애인 시위로 시민 불편이 발생하면 시위와 무관한 장애인시설까지 싸잡아 비난받는데, 정작 예산 지원은 목소리를 높인 시설이 우선이라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권리중심 일자리가 원상 복구되면 장애인 일자리 시스템의 손상은 자명하다. 집회 참여가 유급 직무로 인정된다면 기존 일자리에서 근무 중인 근로장애인들이 크게 동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리중심 일자리를 선망하고, 상대적으로 노동 강도가 높은 기존 일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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