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주년 ‘加 오케스트라’ 협연
‘찔레꽃’ 등 대표곡 재즈 스타일로
“박자-발음 어려워도 연습 즐거워
해금, 외국인 귀에 어떨지 기대”
‘국민 소리꾼’ 장사익(76)이 재즈 무대에 선다.
데뷔 음반 ‘하늘 가는 길’(1995년)을 발표한 지 30주년을 맞은 그는 캐나다의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공연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를 개최한다.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로, 대규모 재즈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는 건 처음이다.
공연은 다음 달 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을 시작으로 대구, 경기 안산, 부산 등 4개 도시에서 열린다. 그는 16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자리를) ‘담소회’로 불러달라”며 특유의 소탈한 미소를 보였다.이번 공연이 성사된 계기는 2018∼2019년 캐나다에서 진행된 녹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사익은 대표곡 15곡을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새롭게 담았다. 하지만 팬데믹 여파로 무대에선 선보이지 못했다.
“당시 목 수술을 앞두고 녹음해서 솔직히 그리 맘에 들진 않았어요. 하지만 라이브를 할 때는 나도 모르는 힘이 나와서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그거 하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찔레꽃’ ‘국밥집에서’ 등 그의 대표곡들이 다양한 재즈 스타일로 재탄생한다. 재즈 스탠더드 명곡 ‘어텀 리브스(Autumn Leaves)’도 그의 목소리로 새롭게 해석된다. 장사익은 “박자도, 영어 발음도, 제가 ‘촌놈’이라 하루 종일 연습해도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재밌다”며 웃었다. 20년간 호흡을 맞춰온 정재열 음악감독은 “선생님의 독특한 목소리와 서양의 대표 음악인 재즈가 접목됐을 때 어떤 새로운 것이 나올까 궁금하다”고 했다. 해금 연주자 하고운과 4인 합창단도 이번 공연에 합류한다. 장사익은 “내 노래에 된장, 김치 같은 냄새가 조금은 풍겨야 하지 않겠나”라며 “가장 국악적인 악기인 해금이 외국인 귀에 어떻게 다가갈지 무척 기대된다”고 했다.마흔여섯에 늦깎이로 데뷔한 그는 30년 동안 자신만의 ‘음악길’을 꿋꿋이 걸어왔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여전히 활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삼신할매, 삼세판…. 한국 사람들은 3자를 참 소중히 생각하지요. 생각지 않게 노래 인생 30년을 해왔다는 것은 ‘끝까지 가라’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쇠약해져 목소리도 안 나오고, 때로는 삐걱거릴지라도 무대에서 그런 모습으로 있을 때 행복하지 않을까요.”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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