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상품 5000원 이하’ 다이소로 몰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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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확산되는 ‘듀프’ 소비
전 세계 균일가숍 호황
작년 韓 매출 4조 원 육박… 성장세
美 ‘달러 트리’, 日 ‘500엔 숍’도 주목… “중산층-고소득자도 저가 매장으로”

전 세계적인 저성장, 고물가로 듀프 제품을 포함한 저가 상품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저렴한 제품을 파는 균일가숍도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저가 상품의 약진으로 국내의 다이소, 미국의 달러 트리 등 균일가 판매 업체 매출도 함께 상승했다.

전 상품 5000원 이하의 균일가 판매를 추구하는 다이소 매출은 계속 성장 중이다. 2020년 2조4216억 원이던 다이소 연간 매출은 지난해 3조9689억 원으로 4년 새 약 63.9%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7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8% 증가했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에서도 불경기가 이어지며 저가 균일가숍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상품 체인점인 달러 트리는 1분기(미국의 경우 2∼5월) 점포 매출이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고객은 2.5% 늘었으며 평균 거래 금액도 2.8% 늘었다.

또 다른 저가 상품 체인점 달러 제너럴도 같은 기간 매장 매출이 3.4% 늘었다. 토드 배소스 달러 제너럴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성적을 두고 “비싼 경쟁 업체들을 이용하던 중산층, 고소득 소비자들이 고물가로 달러 제너럴 매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기존 균일가숍 업체들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 다이소는 2019년 300엔 균일가 상품 브랜드 ‘스탠더드 프로덕츠’를 론칭했다. 물가 상승으로 기존 100엔 제품으로는 도저히 단가를 맞추지 못해 가격대를 300엔대로 올리는 대신 물가가 상승해도 이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내 다이소의 대표 경쟁자인 무인양품도 2022년 도쿄에 500엔 숍을 열며 균일가숍 경쟁에 뛰어들었다.

고물가로 인해 제품을 균일가에 판매하는 균일가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대표 균일가숍인 다이소는 전 상품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고물가로 인해 제품을 균일가에 판매하는 균일가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대표 균일가숍인 다이소는 전 상품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러한 균일가숍은 상품 발굴, 유통 역량을 갖추고 있어 고물가 시대에 제품 가격 방어력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강하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다이소 등 균일가 업체들은 경기 불황 이전부터 균일가를 유지해 왔다”며 “애초에 초저가로 시작했기 때문에 마트 등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가격 방어가 쉽다”고 말했다. 균일가숍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에는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균일가숍은 그 자체만으로 소비자들에게 ‘이 이상의 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며 “고물가·저성장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금전적, 심리적 만족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동안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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