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독가스 질식사고 추정”
4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4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의 한 제지공장에서 “작업자가 맨홀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대는 심정지 상태로 맨홀 인근에 쓰러져 있던 41세 남성과 58세 남성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두 사람 모두 끝내 숨졌다. 함께 작업 중이던 동료 3명도 어지럼증과 의식 저하를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모두 해당 제지공장 직원으로, 이날 오전 맨홀과 초지기(종이를 뽑는 설비) 등 공장 내부를 청소하기 위해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동료가 자리를 비운 사이 41세 남성이 종이 찌꺼기(슬러지)가 쌓인 깊이 약 3m의 맨홀에 먼저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이 남성이 의식을 잃자 이를 발견한 동료들이 구조에 나섰다가 연이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맨홀 내부의 유해가스 종류를 확인하는 한편 공장 측의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동료와 현장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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