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5.06.13 14:23 수정2025.06.13 14:23
13일 WTI 장중 77.62달러 찍어
둔화세 보이는 인플레이션 다시 자극 우려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할 경우
"유가 130달러까지 오를 수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까지 불안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13일 배럴당 77.62달러를 찍으며 전장보다 약 14% 오른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8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 또한 전장보다 9% 이상 상승한 장중 78.5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데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만큼 이번 공급으로 원유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석유와 가스의 수출 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간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심각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겨우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각 국의 인플레이션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고용 및 소비 둔화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마저 오르면 1970년대 미국이 장기간 겪었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해임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금리 인하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두고 “멍청이”라고 표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2%포인트 내리면 미국은 매년 6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면서 연방 정부의 차입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