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 때, 생강 찌고 말린 ‘홍강’의 힘[정세연의 음식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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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혈액순환에 좋은 음식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생강이다. 우리 몸속 혈관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약 10만 km, 지구를 두 바퀴 반 돌 수 있는 길이다. 이렇게 긴 혈관을 따라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특히 환절기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생강을 챙겨 먹으면 좋다. 생강은 말초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돕고 살짝 땀이 나게 한다. 감기 초기 코 점막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생강이 누구에게나 맞는 것은 아니다. 생강은 한의학적으로 발산(發散) 작용이 강해 기운을 바깥으로 뻗치게 하지만 속을 덥히는 작용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속이 냉하거나 위가 차서 소화가 잘 안되고 만성 염증이 있다면 ‘홍강’으로 먹는 것이 좋다. 홍강은 생강을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만든다. 인삼을 찌고 말려 홍삼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생강의 대표적인 매운맛 성분은 ‘진저롤’이다. 찌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면 진저롤이 ‘쇼가올’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매운 자극은 오히려 부드러워지고 몸속을 따뜻하게 하는 온리(溫裏) 작용은 강해진다. 혈류를 개선하고 기초체온과 면역력도 높여준다.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도 홍강이 유용하다. 생강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지만 맵고 자극적이어서 속쓰림이나 위장 염증이 심한 사람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구증구포를 거치면 이러한 자극이 완만해진다. 증숙 생강 추출물을 이용한 세포실험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로 유발된 위 염증 반응을 억제할 가능성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1-디하이드로-6-진저다이온(GD)이라는 성분은 약 375% 증가했다. 항염 작용도 주목할 만하다. 생강의 진저롤과 쇼가올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쇼가올이 강한 항염·항산화 효과를 보였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염증이 줄어들면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홍강은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지만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 생강을 깨끗이 씻어 껍질째 얇게 썬 뒤 찜기에서 한 시간 정도 찌고 1, 2일간 완전히 말린다. 이 과정을 아홉 번 반복한다. 단순히 생강을 말리는 것과는 다르다. 말린 생강은 ‘건강’이라 부르는데, 가열하지 않고 말리기만 해서는 쇼가올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는다. 실제 연구에서도 건열보다 습열로 가열할 때 진저롤이 쇼가올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았다. 다만 홍강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체질적으로 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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