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불확실성을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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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불확실성을 인정하라

“불확실성을 포용하라.”

영국의 저명한 통계학자 데이비드 스피겔할터가 신간 <불확실성에 맞서는 기술>에서 강조하는 핵심 조언 중 하나다. 저자는 불확실한 미래를 내다보는 도구인 확률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를 통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순 없다고 강조한다. 확률에 대한 맹목적 신뢰를 내려놓고,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태도를 지녀야 오히려 어떤 결과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때로 확률은 재앙이 되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인간의 입맛에 따라 확률이 잘못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1961년 미국 정부는 쿠바 침공 전 작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참모들은 “작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지만, 사실 성공 확률은 30%에 불과했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면 신뢰는 높아진다. 정부, 기관 등은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확신 가득한 발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표를 번복하면 비난이 따르고 불신을 키운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불확실성을 드러내고 균형 잡힌 발표를 할 때 오히려 신뢰도는 상승했다.

저자는 통계학에 50여 년간 몸담은 대가다. ‘통계학계의 노벨상’인 가이메달 금상을 수상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다”며 “정 그렇다면 우리는 불확실성을 포용하고,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즐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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