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어떤 감정들은 숨겼을 때 더 잘 보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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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감각을 잃지 마/손보미 지음/216쪽·1만6800원·마음산책 어느 날 16세기 관측된 초신성의 빛이 우주먼지에 반사돼 21세기 지구에 다시 도달했다는 기사를 읽던 저자는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뭉클, 해졌어”라고 썼다. 모종의 괴로움에 시달리던 저자는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돌아갈 마음은, 그 마음은 주인에게 돌아갈 거야”라며 “그때까지는… 절대로, 유머 감각을 잃지 마”라고 했다.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여러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가 문예지 등에 기고한 글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살면서 겪는 이런저런 일을 직시하면서도 긍정하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반려묘와의 이별을 비롯해 ‘죽음’과 관련된 글들이 특히 눈에 띈다. 주인공이 죽음을 준비하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재차 보면서 저자는 “여전히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절망과 슬픔과 고통이 들끓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화면 속에는 한 번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어떤 감정들은 숨기기 때문에 훨씬 더 잘 보이는지도 모른다”며. 이런 성찰은 새삼스러운 깨달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떤 대상을 간직하고 싶어 하는 바로 그 마음을 품는 것 자체가 정말로 근사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를 떠나간 것의 죽음을 이해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하늘의 별로 돌려보내려는 바로 그 마음 자체가. 그게 바로 인간이 획득할 수 있는 가장 세속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마음이리라는 생각이 든다.”(‘세속적이다 하지만 아름답구나’에서)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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