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癌치료 선도 10년 … 이젠 의과학자 양성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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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섭 연세암병원장은 향후 10년 비전으로 의과학자 양성을 강조하며, 기초과학 역량이 병원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도 중요한 혁신 요소로, 병원 내 의료 데이터를 구조화하여 정밀 의료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세브란스 병원은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통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한 AI 모델로 심장질환의 조기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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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섭 연세암병원장
'항암 메카' 명성에 안주 안해
기초과학 연구할 인재 키우려
하버드와 협력, 사업단도 발족
AI로 의료정보 디지털전환도

사진설명

"10년이면 강산도 바뀌는데, 병원도 바뀌어야죠.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최진섭 연세암병원장이 향후 10년 비전 중 하나로 '의과학자 양성'을 제시했다. 2014년 설립된 연세암병원은 중입자 치료 등 첨단 기술 도입과 신약 임상·중개 연구, 로봇 수술 등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으로 꼽힌다. 그간 쌓아온 치료 노하우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3년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에 합류한 최 원장은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장,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장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암병원을 이끌고 있다.

최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병원에 외국 연수생이 많이 찾아오지만 대부분 술기만 배우러 올 뿐 기초과학을 위해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술기란 것은 시간과 장비만 있으면 숙련도가 쌓여 언젠가는 누구든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결국 핵심은 기초과학 역량이다. 진료 기술은 모방이 가능하지만 의과학적 기반은 그 병원의 고유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면역학, 유전학, 분자생물학, 생리학 등에서 잠재력이 있는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브란스 대학원 과정에서는 20여 명의 젊은 의사가 의과학자를 꿈꾸며 준비하고 있다. 한 종양내과 전문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최 원장은 "이젠 환자만 진료하는 의사보다는 의학과 공학, 생명과학, 데이터과학까지 넘나드는 다학제형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는 2023년 하버드 의대와 의과학자 양성 프로그램(HST)을 협력하기로 한 데 이어 '연세의사과학자양성사업단'을 발족해 전 주기 교육체계를 구축했다.

의과학자는 '의료 기술의 한계'를 돌파하고 새로운 영토를 개척할 중요한 인재다. 최 원장은 "최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지만 그 답이 정확한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며 "어쩌면 코끼리 뒷다리에 있는 털 하나를 만지작거리면서 코끼리를 논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체를 보는 시야도 갖춰야 하는데, 그러려면 전통적인 진료의 틀을 넘어선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전환도 병원 혁신의 중요한 축이다. 최 원장은 "병원에 어마어마한 의료 데이터가 쌓여 있지만 그 자체로는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밀 의료는 구조화된 데이터에서 출발한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에서 디지털 분야를 담당하는 곳은 '하님정밀의료센터'다. 2020년 개소한 하님정밀의료센터는 AI 기반 유전체 분석, 디지털 병리 판독, 임상 데이터 자동 연계 등을 통해 의료 정보를 전산화하고 이를 실질적인 치료에 연결하고 있다. 임상유전과, 소아신경과 등 17개 진료과의 전문의 22명이 참여하고 있다. 최 원장은 "특히 치료가 어려운 희귀난치성 질환을 연구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는 병리 데이터를 분석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AI 기반 의료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위암·대장암 환자의 조직 병리 사진을 수천 개 이미지로 분할해 분석한 뒤 MSI-H(면역항암제 반응성이 높은 바이오마커) 여부를 판별한다. 암세포 안에서 MSI-H가 어디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시각적으로 제시해 의사가 면역항암제 투여 여부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약 150만건의 심전도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도 구축했다. 이 모델은 심전도 패턴을 통해 노화 정도를 분석한 뒤 향후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한다. 최 원장은 "메이오클리닉, 영국 바이오뱅크 등과 검증해 인종에 관계없이 동일한 경향성이 나타남을 입증했다"며 "심전도 노화 분석은 향후 심장질환의 조기 예측과 맞춤 예방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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