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고위 관계자는 25일 “기업인 발탁 과정에서 강 실장이 다양한 루트로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혁신 성장 쪽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을 내각에 발탁해 반기업적일 것이라는 우려를 덜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기업인 출신 배경훈 LG 인공지능(AI)연구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지명됐다. 두 후보자는 정치권과 인연이 없는 현장 기업인이다.
강 실장은 국회의원 시절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인 ‘유니콘팜’ 대표를 맡아 기업계에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지난해 9월 22대 국회 출범식에서 “이젠 유니콘팜이 플랫폼이 돼 기업과 국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려 한다”며 “신산업에 대한 규제 합리화, 법 제정 및 개정 등 입법 활동과 정책 발굴 등 다양한 방면에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총수들과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인사 추천에 관한 의견들도 개인적으로라도 많이 주면 좋겠다”며 기업인 발탁 의지를 드러냈다. 역대 정부는 출범할 때마다 전문 경영인, 벤처 기업인 등을 지명하려 했지만 다수가 고위 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식 백지신탁 제도’를 이유로 고사해 왔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당시 중기부를 신설하면서 기업인을 장관 후보자로 입각시키려다가 어려움을 겪었다. 청와대가 15명이 넘는 기업인을 만나 장관직을 제안했지만 백지신탁 문제 등을 이유로 고사하기도 했다. 결국 중기부 인선이 난항을 겪으면서 역대 최장 기간인 195일 만에 1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됐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기업인 출신 장관 발탁은 이영 전 중기부 장관에 그쳤다.한편 논란이 일고 있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 대통령이 직접 유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 보복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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