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美 LNG 생산에 4.2조원 투자…“라이벌 아닌 파트너”

4 weeks ago 10

美에 향후 10년간 AI·제조업 등 700조원 추가 투자 예고

사아드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카타르경제포럼 제공

사아드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카타르경제포럼 제공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증산은 텍사스주 가스전에 투자한 카타르에 좋은 일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20일(현지 시간) 개막한 연례 카타르경제포럼(QEF)에서 카타르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과 협력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방문 6일 만에 열린 이날 포럼에서 사아드 셰리다 알카비 에너지장관은 카타르가 미국 내 에너지 생산 시설에 총 300억 달러(약 4조2000억 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 때문에 주요 LNG 생산국인 카타르(세계 3위)와 미국(1위)이 “라이벌이 아닌 협력 관계”라고 강조했다.

알카비 장관은 카타르가 미국 텍사스주 골든패스 LNG 가스전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이 가스전은 내년부터 수출을 시작한다. 카타르는 생산량의 70%에 대한 판매권을 갖게 된다. ‘미국의 LNG 증산 때문에 글로벌 LNG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알카비 장관은 “미국의 증산은 카타르에 좋은 일”이라며 “우리는 미국산 LNG를 유럽과 남미 시장에 팔고, 카타르산 LNG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카타르경제포럼 제공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카타르경제포럼 제공
이날 기조연설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은 중동이 이번 행정부의 우선순위라는 뜻이자, 중동 지역의 안정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신호”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과 정치 안정은 상호 연계됐다. 하나만 떼어서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외교장관을 겸하는 알사니 총리는 카타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공기 선물을 제안한 데 대해 “동맹국 사이에 벌어지는 정상적인 일”이라며 “카타르는 ‘테러와의 전쟁’을 비롯해 미국이 필요할 때 언제나 곁을 지킨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말했다.

알사니 총리가 “(프랑스가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과 (항공기 선물을) 비교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나라가 미국에 선물을 했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는 “‘작은 아랍 국가’가 한 선물이라 의심을 샀을 수도 있다”며 “카타르가 영향력을 돈으로 사려고 든다고 보는 미국 전반의 인식이 달라지길 바란다”고 했다.

무함마드 알 소와이디 카타르투자청(QIA) 최고경영자. 카타르경제포럼 제공

무함마드 알 소와이디 카타르투자청(QIA) 최고경영자. 카타르경제포럼 제공
카타르 국부펀드 카타르투자청(QIA)의 무함마드 알 소와이디 최고경영자(CEO)는 카타르가 향후 10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의료 등 그간 투자를 집중한 분야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조업 분야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QIA는 세계 8위 국부펀드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기준 5240억 달러(약733조6000억 원)를 운용하고 있다.카타르는 2030년까지 LNG 생산량을 현재의 두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연간 300억달러(약 4조2000억원)의 수입을 추가로 거둬 국부펀드 운용액 또한 크게 늘 전망이다. 리서치업체 글로벌 SWF는 QIA 자산이 2030년 9000억 달러(약1260조 원)를 넘길 것으로 추산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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