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국내 증시 환경 변화 속에 알테오젠(196170)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코스닥 정책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바이오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이 무리하게 이전을 서두르기보다 코스닥에 남아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추후 이전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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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상반기 상장예심 감감무소식…힘 받는 코스닥 잔류론
앞서 알테오젠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내 코스피 이전상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감안하면 알테오젠이 늦어도 올해 상반기 중에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 기류가 느껴지는 지점은 6월 중순 현재(19일)까지 알테오젠의 상장예심심사 청구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상장 시점을 조정하거나 코스닥 잔류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알테오젠의 코스닥 잔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알테오젠의 코스닥 잔류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알테오젠 코스피 이전 시나리오 분석' 리포트에서 코스닥 잔류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은 투자자들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알테오젠이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를 넘어 코스피 대표 바이오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이전을 통한 KOSPI200 편입, 기관·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확대, 패시브 자금 유입, 기업 위상 제고 효과 등이 기대됐다. 특히 '키트루다SC' 등 'ALT-B4' 플랫폼 기반 성과가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코스피 이전은 알테오젠의 기업가치 재평가 이벤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지난 19일 알테오젠에 코스닥 잔류 가능성에 대해 질의했으나 "지금으로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의 의중이 불분명하긴 하지만 내부적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알테오젠 입장에선 코스피 이전이 시급한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용의 허리냐 뱀의 머리냐…득실 따져보니
팜이데일리가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과 코스닥 잔류에 따른 득실을 따져본 결과 코스피 이전은 상징성과 수급 측면에서 장점이 뚜렷했다. 반면 코스닥 잔류는 대표주 프리미엄 유지와 정책 수혜 가능성 측면에서 유리했다. 결국 핵심은 ‘코스피 이전을 통한 투자자 저변 확대’와 ‘코스닥 대장주 지위 유지’ 중 어느 쪽의 실익이 더 큰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의 고민은 결국 용의 허리냐, 뱀의 머리냐의 문제"라며 "코스피로 이전하면 시장 체급은 커지지만 고래들 사이에서 대표성이 희석될 수 있고, 코스닥에 남으면 대장주 프리미엄은 유지하면서 정책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코스피 이전상장의 가장 큰 장점은 KOSPI200 편입 기대와 이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이다.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피200, 코스피100 등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지고 ETF·인덱스펀드·연기금 패시브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올라선다는 상징성도 있다. 알테오젠이 코스피에서도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경우 국내 바이오 산업을 대표하는 대형주로서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코스피 이전 효과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은 부담 요인이다. 실제 패시브 수급 효과도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에 비하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효과는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며 "코스피 이전 시 약 1753억원 수준의 수급 변동이 예상되는데 이는 현재 알테오젠 시가총액 19조원의 1% 내외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보기에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코스피로 이전하더라도 반도체, 자동차, 금융 등 대형 업종에 시장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는 코스닥에서 누렸던 압도적인 대표성이 희석될 수 있다.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을 20조원 안팎으로 단순 가정하면 코스피 시총 순위는 30~50위권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전 이후 실적 검증 압력이 한층 커지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코스닥 잔류의 가장 큰 장점은 코스닥 대장주로서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테오젠은 코스닥 시장에서 희소한 초대형 바이오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스닥150 등 기존 지수 내 핵심 종목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시장 관심도 코스닥 대표 성장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 생산적 금융 확대, 코스닥 활성화 정책, 코스닥 프리미엄 시장 도입 논의 등도 잔류 명분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 프리미엄 시장이 도입될 경우 알테오젠은 대표 수혜주로 거론될 수 있다. 시장 여건이 개선된 뒤 코스피 이전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선택지를 넓히는 요인이다.
반면 코스닥에 남을 경우 KOSPI200 편입과 코스피 패시브 수급 유입 기회는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이미 코스피 이전상장 안건을 통과시킨 만큼 별다른 설명 없이 일정이 지연될 경우 시장에서는 이를 이전 철회나 이전 동력 약화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실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코스닥 바이오주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개인투자자 중심 수급 구조가 지속된다는 점도 잔류의 한계로 꼽힌다.
종합해볼 때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당장 코스피 이전을 밀어붙이기보다 코스닥 대장주 지위를 유지하며 적절한 이전 시기를 모색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수급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쏠려 있는 만큼 지금 무리하게 이전하기보다 코스닥 대표주로 남아 정책 환경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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