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출입기자 자녀들 초대 행사
“사탕 얼마나 먹나” “포옹 좋아하나”
트럼프 향한 질문에 곳곳서 폭소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 ‘꼬마 기자들’의 이색적인 질문에 곳곳에서 폭소가 터졌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당연히 자신을 꼽을 것”이라고 농담하며 “그 외엔 아마도 우리의 존경스러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일 것이다. 집무실 벽난로 위에 워싱턴의 대형 초상화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아이들을 직장에 데려가는 날(Take Our Sons and Daughters to Work Day)’을 맞아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자녀들을 초대한 뒤 13분간 모의 브리핑을 열었다. 이들은 부모들이 평소 앉는 기자석에서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 “그가 포옹하는 걸 좋아하느냐”, “대통령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탕을 먹느냐”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그때마다 레빗 대변인은 “크고 아름다운 스테이크를 좋아한다”, “포옹하는 걸 좋아한다”, “꽤 많은 양의 사탕을 먹는다”며 성실히 답변했다.
현직 백악관 출입기자를 부모로 둔 자녀들답게 대변인을 당황케 하는 날카로운 질문도 나왔다. 맨 앞줄에 앉은 소녀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몇 명이나 해고했느냐”고 물은 것.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직후 밀어붙인 연방정부 구조조정이 상당한 논란을 일으킨 만큼 눈길을 끄는 질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며 “당신은 해고야!”라는 대사로 유명해졌다.소녀의 질문에 레빗 대변인은 “지금까지 사실상 해고된 사람은 없다”면서도 “단, 한 명이 자리를 떠난 적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훌륭한 팀을 갖고 있다. 지금까진 아주 잘되고 있다”고 했다. 자리를 떠났다고 한 인물은 최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서 경질돼 유엔 주재 대사로 자리를 옮긴 마이크 왈츠를 지칭한 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냐”는 송곳 질문도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며 취임 직후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전격 탈퇴했다. 주류 언론들과 거침없는 말싸움으로 유명한 레빗 대변인을 향해 “어떤 매체를 가장 싫어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레빗은 웃으며 “솔직히 말해 그건 그날그날 다르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자녀가 누구냐”는 질문엔 “그건 아주 논란이 될 만한 질문이다. 대통령은 다섯 자녀 모두를 사랑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 결혼해 총 다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