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이들을 직장으로 데려가는 날’ 행사
출입기자 자녀 등 초청해 ‘모의 브리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외에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은 누구인가요?”20일 백악관 브리핑룸. 아이들의 순수한 질문에 곳곳에서 폭소가 터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웃으며 “당연히 자기 스스로를 꼽을것”이라며 “그 외엔 아마도 우리의 존경스러운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집무실 벽난로 위에 대형 초상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폭스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아이들을 직장으로 데려가는 날’(Take Our Sons and Daughters to Work Day)을 기념하기 위해 백악관 출입 기자들의 자녀들을 초대, 그 중 일부를 상대로 질문을 받는 모의 브리핑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평소 앉는 기자석에서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포옹하는 걸 좋아하는지, 대통령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탕을 먹는지 등 각종 질문을 쏟아냈다. 레빗 대변인은 “크고 아름다운 스테이크를 좋아한다”, “포옹하는 걸 좋아한다”, “꽤 많은 양의 사탕을 먹는다”며 성실히 답변했다.한 남자아이가 “대통령이 갖고 싶어하는 초능력은 무엇이냐”고 묻자 레빗 대변인은 “손가락을 튕겨서 미국의 모든 문제를 단번에 처리하는 능력”이라며 “대통령은 일을 빨리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자녀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엔 “그건 아주 논란이 될 만한 질문”이라며 “대통령은 다섯 자녀 모두를 사랑한다. 그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레빗 대변인을 진땀빼게 만드는 질문들도 나왔다. 맨 앞줄에 앉은 한 소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몇 명 해고했어요?”라고 물었다. 레빗 대변인은 “지금까지 사실상 해고된 사람은 없다”면서도 “단, 한 명이 자리를 떠난 적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훌륭한 팀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진 아주 잘되고 있다”고 답했다.
레빗 대변인이 언급한 인물은 최근 국가안보보좌관에서 물러난 뒤 유엔 주재 대사로 지명된 마이클 왈츠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대대적인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온 만큼 이 질문은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명한 대사 역시 “당신은 해고야”였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냐”는 질문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며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바 있다.한 아이는 레빗 대변인을 향해 “어떤 매체를 가장 싫어하냐” 고 물었다. 그간 레빗 대변인은 특정 매체들을 향해 “허위정보를 보도한다” 고 비판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 부정적인 기사를 낸 매체들과 종종 대립각을 세워왔다. 레빗 대변인은 웃으며 “솔직히 말해, 그건 그날 그날 다르다”고 답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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