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팀의 에이스 폴 스킨스를 트레이드할 생각이 없다.
벤 체링턴 피츠버그 단장은 23일(이하 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리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MLB.com’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전혀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스킨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스킨스는 지난 2023년 드래프트에서 피츠버그가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다음해 빅리그 데뷔, 2년간 33경기에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2.12 기록중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에 선정됐고, 올스타 게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나서며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문제는 팀이 그의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 2025시즌 피츠버그는 그가 등판한 10경기에서 3승 7패 기록하고 있다.
지난 1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서는 스킨스가 8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 완투했음에도 팀이 0-1로 졌다. 스킨스의 빅리그 커리어 첫 완투가 완투패로 끝난 것.
피츠버그는 현재 17승 33패로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데릭 쉘튼 감독이 12승 26패의 성적을 남기고 경질됐다.
문제는 이같은 부진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8년 82승 79패의 성적을 기록한 이후 단 한 번도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했다. 성적이 부진하니 흥행이 저조하고, 흥행이 저조하니 구단주가 투자를 하지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제 겨우 빅리그 2년차를 맞은 에이스를 트레이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단장이 진화에 나선 것.
선수단 운영 결정권자인 단장이 스킨스의 거춰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의 예상은 어떨까? 한 내셔널리그 구단 임원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그들이 스킨스를 트레이드해서 얻을 수 있는 보상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본 것들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내년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일어날 이유는 없다고 본다”는 예상을 전했다.
또 다른 아메리칸리그 구단 임원은 “지금 당장 그를 트레이드한다면 소토 트레이드의 1.5배 규모에서 시작할 것이다. 현실은 그렇게 좋은 트레이드 카드를 보유한 팀은 얼마 없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보스턴 레드삭스는 장기 계약한 선수를 지킨다면 트리스턴 카사스, 로만 앤소니, 마르셀로 마이어, 크리스티안 캠벨, 태너 호크를 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명단을 적다보니 ‘아마도 피츠버그 구단이 전화를 해야 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내놨다.
MLB.com은 비슷한 사례로 2011년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트레이드 사례를 제시했다. 만년 하위권 팀이었던 캔자스시티는 사이영상을 받은 26세 에이스 잭 그레인키를 밀워키 브루어스에 내주고 로렌조 케인, 알시데스 에스코바, 제이크 오도리치 등을 데려왔다. 케인과 에스코바는 이후 캔자스시티가 2014, 2015시즌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데 기여했고, 오도리치는 훗날 웨이드 데이비스, 제임스 쉴즈를 영입하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그러나 스킨스의 트레이드가 이같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이미 비슷한 실패 사례가 있다. 2018시즌을 앞두고 당시 팀의 에이스였던 게릿 콜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했다. 당시 콜린 모란, 제이슨 마틴, 조 머스그로브, 마이클 펠리즈 등을 받아왔다. 이중 2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뒤 데이빗 베드나, 엔디 로드리게스를 데려오는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된 머스그로브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실패작이었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스킨스의 트레이드가 불러올 팬들의 반발이다. 이미 피츠버그 구단은 팬들의 민심을 잃은 상태다. 끝나지않는 리빌딩에 지친 팬들은 ‘구단을 매각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스킨스 트레이드는 불길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될 것이다.
지금은 스킨스를 이용해 트레이드를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그를 중심으로 더 나은 팀을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할 때다. 한 내셔널리그 임원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더 큰 질문은 따로 있다. ‘계획이 무엇이며, 그들의 행동이 말과 일치하느냐’다. 만약 그들이 스킨스와 오닐 크루즈, 미치 켈러, 재러드 존스, 부바 챈들러 등의 전성기 때 경쟁할 의도가 있다면, 더 많은 칩을 투자해야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