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중국에선 요즘 배달 기사 처우 개선에 한창이다. 배달 기사들은 하루 최소 4차례 아무 조건 없이 주문을 거절할 수 있다. 배달이 늦었을 때 부담해야 했던 ‘초과시간 벌금’도 대부분 사라졌다.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실제 근로 시간이 하루 12시간을 넘기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강제 로그아웃된다. 중국 당국이 올해 메이퇀과 어러머(餓了麽) 등 생활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지방정부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베이징에서는 8월부터 차오양구 등 일부 지역에서 배달 기사들이 신호등을 대기하느라 쓴 시간만큼 배달 시한을 연장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달에는 베이징 도심 한복판에 배달 기사들을 위한 아파트까지 문을 열었다.배달 기사, 中실업률 방어의 최후 보루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와 시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유연취업자는 약 2억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배달 기사와 차량호출서비스 기사는 지난해 기준 53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2023년과 비교해 2년 만에 1000만 명이 늘었다. 워낙 숫자가 크기 때문에 처우 개선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는 이런 플랫폼 일자리를 ‘취업 저수지’라고 부른다. 경제 상황이 악화돼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흡수해 사회 전체적으로 실업자가 넘쳐나지 않도록 해주는 일종의 ‘완충 지대’란 뜻이다. 배달 근로자는 공장이나 회사에서 해고된 사람도, 취업에 실패한 청년도 비교적 저렴한 전기 오토바이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농민공(농촌 출신 노동자)이 많았다면, 일자리 부족 속에서 이젠 중산층과 대학 졸업자까지 유입되는 추세다. 중국의 청년 취업 시장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올 8월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도시 청년 실업률은 18.9%로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같은 달 25∼29세 실업률도 7.5%로 2년 연속 올랐다. 플랫폼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취업 저수지가 없었다면 중국의 공식 실업률에 가해지는 상승 압력이 지금보다 상당히 컸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가 플랫폼 노동자를 대하는 모습은 과거 농민공이 급증하던 때와 닮아 있다. 고속 성장기였던 2000년대 중국 농촌 거주자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쏟아져 나왔고, 열악한 노동 여건에 고통받았다. 농민공들의 불만이 사회 갈등으로 번지자 당국은 2006년 ‘농민공 문제 해결...
[특파원 칼럼/김철중]中 정부가 ‘배달 기사’ 처우 개선에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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