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지 말고 강하게 던져.”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의 한 마디가 류진욱의 마음을 다잡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전날(2일) 일전을 복기했다.
NC는 2일 한화를 2-0으로 제압했다. 박민우가 4회초 1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치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맷 데이비슨은 7회초 쐐기 솔로포(시즌 16호)를 작렬시켰다.
투수진도 역투했다. 선발투수 목지훈(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과 더불어 전사민(1이닝 무실점)-김진호(1이닝 무실점)-최성영(0.2이닝 무실점)-류진욱(1.1이닝 무실점)이 효과적으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사령탑도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9회말 류진욱이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자 이호준 감독은 즉각 마운드로 향해 류진욱을 격려했다. 그 덕분이었을까. 류진욱은 후속 타자 최인호를 4-6-3(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하주석에게는 유격수 플라이를 이끌어내며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3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한 번 끊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가서 좀 안정시키려 했다”며 “1점 줘도 된다 했다. 1점 줘도 우리가 이기니 점수에 신경 쓰지 말라 했다. 피하지 말고 강하게 던지라 했다. 내려오자마자 3볼이길래 걱정했는데 다행히 병살타로 잡았다. 류진욱과 더불어 야수들 눈이 초롱 초롱했다. 표정이 좋아 긴 말 안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3연전 첫 날 승리조 3명 내고 역전패했다. 다시 또 결과가 나쁘면 (슬럼프가) 오래 갈 수 있다 생각이 들었다. 어제 (배)재환이 같은 경우도 8회말 올라가야 했는데, 최근 힘이 좀 떨어졌다. 만약 다시 올라가서 안 좋은 상황 일어나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대신 8회말 나선) (최)성영이가 최근 힘이 있다. (루이스 리베라토, 문현빈 등) 좌타자 2명이 있길래 두 명 상대해 주고 (류)진욱이에게 아웃카운트 4개를 맡길 생각이었다. 어제 성영이가 잘해주는 바람에 오늘 중간에 나갈 수 있는 투수들이 많이 생겼다. (김)영규도 오늘 등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NC는 이날 투수 신민혁과 더불어 김주원(유격수)-손아섭(좌익수)-박민우(2루수)-오영수(지명타자)-박건우(우익수)-김휘집(3루수)-서호철(1루수)-김형준(포수)-한석현(중견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이 빠진 것이 눈에 띈다. 대신 오영수가 4번 타자에 배치됐다. 오영수가 4번 타자로 출격하는 것은 지난 4월 2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72일 만이다.
이호준 감독은 “하루 쉴 때 됐다. 그동안 많이 뛰었다. 피로도도 좀 있어서 뒤에 내보내려 한다. (상대 선발 투수로 나서는) 엄상백에게 썩 좋지 않기도 했다. 오늘 쓰려고 (한)석현이를 (2군에서) 부른 것이다. (오)영수도 그동안 대타로만 나가면서 컨디션 조절을 제대로 못한 상태였다. 어제 선발 냈던 이유도 오늘을 생각한 것이었다. 데이비슨은 결정적인 상황이 오면 한 번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도 NC가 엄상백에게 안 좋았다. 올해도 첫 승이 NC였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똑같은 라인업으로 붙는 것보다는 다르게 가져가 봐야 겠다 생각했다. 데이비슨이 엄상백에게 삼진이 많다. 4번 타자가 삼진이 많으면 흐름이 끊길 확률이 높다. 올해에는 (손)아섭이, (박)건우, (박)민우도 (엄상백 상대) 나쁘지 않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NC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좌완 사이드암 투수 임정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대신 우완 소이현이 콜업됐다.
이 감독은 “갑자기 어제 저녁 게임 끝나고 밥먹고 있는데, 트레이너 파트에서 전화왔다. 엔트리에서 빼야 할 것 같다 했다. 열이 안 떨어지고 선수가 힘들어 한다 했다”며 “열이 40도까지 올라서 어제도 링겔 맞고 쉬었다. 오늘도 컨디션이 안 좋아 엔트리에서 제외하게 됐다. 몸살이라 한다. 한 번 앓고 나면 컨디션이 쭉 떨어진다. 내려가서 본인이 병원에 다니면서 컨디션 관리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