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가 지난 3월 영남권 대형 산불 피해 복구와 지원에 총 265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전은 이를 계기로 산불에 의한 전력 설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재난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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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직원이 사상 최악의 영남 지역 산불로 손상된 송전철탑 위 애자(뚱딴지)를 교체하고 있다. (사진=한전) |
29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3월 영남권을 중심으로 확산한 산불에 따른 전력설비 피해복구에 총 223억원을 들였다. 또 피해주민에게 약 42억원을 지원하며 총 265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산불은 역대 최대 규모로 확산함에 따라 지역 전력설비도 막대한 피해를 봤다. 송전선로 애자 840개와 전주 240기, 237경간(송전철탑 간 전선 단위)의 전선이 소실된 것을 비롯해 송전철탑 550기와 변전소 22개소가 직·간접 영향을 받았다.
한전은 전력설비 관리를 도맡은 공기업으로서 화재 직후부터 약 2700여 인력을 동원해 산불 피해지역 전력 공급 관리와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협력사 3100명을 포함한 총 투입 인력은 5800명이다.
산불이 진화한 4월 이후에도 피해지역 전력설비 특별점검을 펼친 결과 총 1만 188건의 피해가 확인돼 누적 223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신속 복구 작업에 나섰다. 정전 고객에 대한 배전선로 긴급 가복구와 피해주민 임시 주거시설 전력설비 복구 등도 이뤄졌다. 하동, 안동, 영양 등 특별재난지역 8곳에 대한 전기요금 감면 혜택과 3억원의 피해주민 성금 기부에도 42억원이 소요됐다.
한전은 이번 산불 대응 과정에서 확인한 설비관리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대응 체계도 강화 개편한다. 소방청·산림청 등 관계기관 간 협력 강화 방안과 함께 관련 제도·기준을 개선하고 전력설비 보강과 전력계통 운영 최적화도 추진한다.
특히 산림청과의 협의를 통해 송전선로 밀집 구간을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한 산불안전공간 조성사업 대상에 넣고, 배전선로 주변 위험 수목(나무) 제거 사업을 정례화한다. 변전소 CCTV 통합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건물 외벽·울타리를 불에 타지 않는 자재로 교체하기로 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피해 주민이 일상으로 완전히 복귀할 때까지 한전이 할 수 있는 행정·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 설비 복구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 체계 개선을 통해 대규모 재난 때도 국민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