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역대최대 실적 잇따라
증시 불장에 거래대금 증가
브로커리지 이익 커진데다
해외자산 평가이익도 뛰어
미래에셋 당기순익 103%↑
한투證도 68% 늘어 5770억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나란히 발표하고 있다. 증시 호황이 이끈 거래대금 증가가 브로커리지 이익 상승으로 이어질 것은 이미 예견됐지만 해외투자 평가이익 역시 큰 폭으로 뛰면서 순이익을 올렸다. 7일 미래에셋증권은 올 2분기 연결 세전이익 5202억원, 순이익 4059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각각 50%, 5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3% 늘어난 성과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68.62% 늘어난 57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키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33.7% 늘어난 3103억원, NH투자증권은 30.3% 증가한 25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이익 수준이 큰 폭으로 뛰었다.
글로벌 증시가 지난 4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충격을 딛고 순항하면서 브로커리지를 비롯해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 여러 부문에서 고른 성장이 이어졌다. 전 분기 대비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30% 늘어났는데 증권사들의 IB와 고객 자산 증가로 WM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자산의 평가이익 상승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2분기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1061억원으로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기록을 세웠다. 올 상반기 누계는 2242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전체 세전이익 중 26%가 해외에서 창출된 것이다. 특히 혁신기업군 투자자산 평가이익 1300억원이 반영된 점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국가별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 해외법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업계 최대 규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어닝서프라이즈'에는 달러값 하락에 따른 외화채권 조달비용 감소(외화채권평가손) 600억원, 과거 투자한 해외펀드 청산에 따른 영업외손익 1000억원 등 영향도 있었다. 2분기 실적 증가로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분기 ROE가 20%씩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도 10%를 넘었다. 대형 증권사들은 이번 분기에 규모의 경제 효과도 크게 누렸다. 발행어음으로 인한 금리 인하 효과가 대표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8조원가량으로 별도자본 대비 170% 수준이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 마진은 150~200bp(1bp=0.01%) 수준이며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비용 감소로 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투자계좌(IMA) 승인 역시 수익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규모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주식 관련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전 분기 대비 60% 늘어났다.
다만 KB증권은 2분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 대비를 위한 선제적 충당금 반영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한 16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증권은 8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