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님, 도와주세요”… 숨진 여성의 수첩이 사채업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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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에 사채 피해 호소 글 20줄 경찰, 연 578% 업자 20명 입건 “형사님들, 사채업자들을 조사해서 저 같은 서민들을 지켜주세요.” 올해 4월경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한 자치구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 자영업자 김순이(가명) 씨는 마지막 글에 이런 내용을 남겼다. 김 씨는 수첩에 “사채업자는 (돈)없는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사람입니다. 빚으로 인해 너무 고통스럽고, 가족과 딸을 괴롭히니 보호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20여 줄 적었다. 김 씨는 “수천만 원의 이자를 내고도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이자가 하루만 늦어도 수없는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와 압박감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라며 “형사님들이 조사해 가족과 딸, 힘없는 서민들을 보호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김 씨는 2020년경 광주특별시 한 자치구에서 한 가게를 인수했지만 손님이 많이 모이지 않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기대만큼 장사는 되지 않았고 금융권 대출도 힘들어지자 2024년경부터는 사채를 썼다. 김 씨는 매일 사채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다른 불법 사채를 빌리는 악순환에 빠졌다. 불법 고이자 사채 고리에 빚은 4300만 원까지 늘었다. 김 씨는 사채업자 4명에게 5000만 원을 갚았지만 원금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김 씨가 숨진 사건을 수사하던 광주의 한 경찰서 형사과 형사는 김 씨가 남긴 글을 발견했다. 그는 김 씨의 마지막 부탁을 광주경찰청에 보고했다. 이후 광주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이를 토대로 수사를 벌여 최모 씨(42) 등 불법 사채업자 2명을 구속하고 18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최고 연 578%의 이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악질적인 불법 사금융업자를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의 여동생은 15일 “언니가 숨진 이후 어떻게 사채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데 형사들이 찾아와 손길을 내밀어 도움이 됐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집안 가장 역할을 했던 언니가 숨져 가족들 모두 충격이 크다. 너무 많은 이자를 받은 사채업자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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