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개월만에 미국 주식 주간거래 재개…서학개미 해외주식 투자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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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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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중단됐던 미국 주식 주간거래가 1년 2개월 만에 재개됐다. 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늦은 밤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미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달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주식을 순매수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8곳은 이날부터 해외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체적인 시간대는 증권사나 서머타임 여부마다 다르지만 미국 증시가 개장하기 전인 한국의 낮 시간대에 운영된다. 정규거래소가 아닌 대체거래소(ATS)를 통해 주문을 체결하며 지정가 방식으로만 주문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미국 주간 거래서비스는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사건으로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기 시작하자 미국 증시 개장 전 보유 주식을 매도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의 주문이 쏠렸다. 이에 미국 현지 ATS 블루오션은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당시 집계된 취소 규모는 6300억 원에 달했다.
이후 증권사들은 재발방지 마련책을 금융당국, 금융투자협회 등을 통해 마련한 뒤 이달 4일부터 서비스를 재개했다. 증권사들은 블루오션 외에 문, 브루스 등의 신규 ATS와 연계 시스템을 마련했다. 한 거래소에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거나 주문을 취소하더라도 다른 기관을 통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블루오션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신규 시스템을 도입해 처리 속도와 거래 용량 등을 개선했다. 증권사들도 거래를 취소하고 계좌를 이전 상태로 돌리는 ‘롤백’ 체계 등을 마련했다.
한편 지난달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순매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커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가 지난달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68억1000만 달러 규모로 9월(27억7000만 달러)의 2.5배로 증가했다.
서학개미들은 4개월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고, 홍콩 주식(3000만 달러), 중국 주식(1000만 달러)은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반면 일본 주식(―6000만 달러)과 유럽 주식(―1000만 달러)은 순매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호조로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가 강화됐다.
실제로 서학개미들이 인공지능(AI)과 빅테크 주식 투자한 금액은 32억5000만 달러로, 9월(16억2000만 달러)보다 두 배로 늘었다. 해외 주식 투자 중 AI,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47.4%로 절반에 가까웠다. 엔비디아와 메타가 순매수 순위 2위와 5위를 차지하는 등 매그니피센트7(M7)의 인기도 여전했다.
서학개미들은 아이온큐, 퀀텀컴퓨팅 등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도 7억7000만 달러 가량 순매수했고, 가상자산 관련 종목도 14억9000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9월까지만 해도 양자컴퓨팅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을 때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였으나, 미국 정부와 JP모건 등이 양자컴퓨터에 투자한다는 소식에 매수로 전환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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