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에도, 지금도 ‘서울은 만원이다’[콜린 마샬 한국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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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가 처음 세워진 1967년부터 현재까지 영업 중인 ‘새운나 다방’. 레트로한 감성으로 외국인과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동아일보DB 콜린 마샬 미국 출신·칼럼니스트·‘한국 요약 금지’ 저자 아는 외국인이 처음 한국에 오면 내가 가장 먼저 보여 주는 서울의 명소는 북촌한옥마을도, N서울타워도, 경복궁도 아니다. 외국인은커녕 한국인조차 점점 더 들어 본 이가 적어지는 세운상가다. 1960년대 말 문을 열 당시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큰 관심을 끌었지만, 요즘은 화제에 오르면 언제 철거되느냐는 질문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의 눈에는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보이는 이 세운상가가 외국인의 눈에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신기한 도시공간이다. 나는 세운상가에 있는 단골 옛날 다방에서 ‘냉커피’를 마신 뒤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근처 포장마차로 외국인들을 데려간다. 고등어구이를 먹고 소주를 마시면서 “이게 진짜 한국이야!”라고 감탄하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제 그 코스를 당분간 피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월 영국 여행 매체 ‘타임아웃’이 선정한 ‘2026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목록에서 종로3가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영어권 국가 전역에서 인기가 높은 타임아웃 웹사이트를 보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종노 쓰리가”로 향한 관광객들이 지금쯤 포장마차에서 큰 소리로 영어로 떠들며 채식 메뉴가 왜 없느냐고 묻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만으로도 몸이 움츠러든다. 1966년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에서 ‘종삼’(종로3가)을 유흥가이자 무법지대로 묘사한 이호철 작가가 오늘날 그 동네가 서양인들의 놀이터로 변해 가는 모습을 봤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동아일보에 연재돼 인기를 끌었던 ‘서울은 만원이다’가 우연히도 60년 전 이맘때 마무리됐다. 돌이켜 보면 1966년은 서울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소설 제목이 암시하듯 당시 서울은 더 이상 사람들이 들어갈 틈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경제적 기회를 찾아 몰려드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었기에 대규모 도시개발이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서울도시계획 대관람: 1966년 고군분투에서 2026년 서울에게’에 따르면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판자촌이 즐비하고 교통지옥이라 불리던 서울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현대화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불도저’라는 별명으로 불린 김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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