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최하위의 쿠에바스에 대한 고민이 많다. 사진제공|KT 위즈
“그래도 기대감을 갖고 가야죠.”
이강철 KT 위즈 감독(59)은 2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전날 선발등판한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5)의 최근 부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ERA) 6.12로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 중 ERA 최하위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나서 도왔음에도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쿠에바스는 28일 경기에서 5이닝 6안타 1홈런 2볼넷 7탈삼진 6실점(5자책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0-0으로 맞선 1회초 무사 1·3루선 보크로 한 점을 헌납하기도 했다. 2019년부터 7시즌째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가 보크를 저지른 것은 이번이 2번째였다. 이 감독은 “최근 부진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이 보크로 나타난 것 같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쿠에바스가 다리를 든 뒤 타자에게 던지지 않아 놀라기도 했는데, 멘탈 면에서 다소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KT의 팀 사정상 결국 쿠에바스가 스스로 난관을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다. KT는 올 시즌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쿠에바스~고영표~소형준~오원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5명 외에는 대체선발로 자주 나선 조이현을 제외하면 외국인투수의 몫을 메울 투수가 당장은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감독은 “등판을 한 차례 거르거나 별도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현재로선 쿠에바스가 로테이션을 계속 돌아야 할 상황”이라며 “최근 부진했어도 기대감을 갖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대답했다.
부진한 투구의 원인을 찾는 일도 결국에는 쿠에바스의 몫이다. 앞으로 1년만 더 뛰면 역대 최장수 외인인 더스틴 니퍼트(8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에게는 올 시즌의 반등이 무척 중요하다. 이에 이 감독도 28일 등판을 앞두고 쿠에바스와 한 차례 면담을 통해 문제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 감독은 “여러가지로 (조치를) 해봤지만, 더는 주위에선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며 “이제는 쿠에바스가 스스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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