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美‘강제노동 관세’는 새 꼼수”[횡설수설/김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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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지적하면서 면화, 폴리실리콘, 토마토 같은 이 지역 생산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막았다.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유엔 공식 보고서나 뉴욕타임스가 폭로한 중국 공산당 내부 문건 등을 보면 중국 내 강제노동은 근거가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강제노동이란 단어가 다시 등장한 것은 올 2월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일괄적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이후다. 미 정부가 상호관세의 대체 무기로 선택한 무역법 301조에서 강제노동을 수입 규제나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인정하고 있어서다. 4월 공청회까지 열며 분위기를 띄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달 초 한국 등 54개국에 12.5%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했다. 나라마다 이유도 제각각인데, 한국은 인권 침해 소지를 안고 있는 중국산 강판을 수입해 가공한 뒤 미국에 수출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이른바 ‘방조’ 혐의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사설에서 ‘새로운 꼼수(a new trick)’라는 표현을 쓰며 “(강제노동은) 명백히 보호무역주의를 위한 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일본, 스위스 등과 실제 강제노동을 ‘자행’하는 중국에 같은 관세율을 적용한 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논리에서였다. 실제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6개국에는 관세를 우리보다 낮은 10%만 적용하기로 했는데, 왜 그러는지는 심판관인 미국만 알고 있다. WP는 “외국인 노동자 착취 근절은 트럼프 정부가 관세 부과 범위를 정하도록 만든 동기가 아니다”라고 재차 못 박았다.

▷미 정부도 발끈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10일 WP에 공개서한을 보내 “WP의 반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유력 언론과 정부 간 지상 논쟁이 벌어진 셈이다. 그는 강제노동으로 전부 또는 일부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해 온 것은 미국의 100년 전통으로 트럼프 정부가 갑작스럽게 나선 게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미국의 강제노동 상품 수입은 이중적 잣대가 적용돼온 게 사실이다. 이번 강제노동 관세 대상에서도 트럼프 정부는 커피, 소고기, 희토류 등 자국에 반드시 필요한 품목들은 제외하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필요할 때만 강제노동을 내세운다는 지적으로, 과거 미 초콜릿 업체들이 아동 착취 논란이 컸던 아프리카산 카카오로 막대한 이윤을 남긴 것과도 다르지 않다. 트럼프 정부는 어떻게든 상대국에 관세를 매겨서 자존심도 되찾고 재정 수입도 올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 구실이 ‘노동 인권 수호’라는 점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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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덕 논설위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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