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장동 항소 포기 비판 검사장 ‘강등 인사’ 취소한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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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대장동 항소 포기를 비판한 정유미 전 검사장을 고검 검사로 사실상 강등시킨 것에 대해 1심 법원이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인사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정 전 검사장이 검찰 내부망에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자 한 달 뒤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던 그를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했다. 검사장을 차장·부장검사급 보직으로 보낸 이례적인 인사였다.

당시 법무부는 정 전 검사장이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을 비난해 검찰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기강 확립 차원에서 한 조치라고 했다. 정 전 검사장이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한 노 권한대행에게 “검찰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 “비루하고 치졸하다. 같은 검사라는 게 부끄럽다”는 등의 표현을 쓴 건 사실이다. 재판부도 해당 게시물에 대해 “상급자를 모욕하거나, 정치적 이유로 검찰권이 부당하게 행사됐다는 취지의 단정적 표현이 사용돼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해서 검사장을 차장·부장검사급으로 끌어내리는 조치가 곧바로 정당화되진 않는다. 재판부는 검사 직급이 ‘검찰총장과 검사’ 두 단계로만 구분돼 있어 강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무부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정 전 검사장의 자발적인 사직을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합당한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소명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점을 중대한 하자로 본 것이다. 정 전 검사장 이전에 검사장이 고검 검사로 좌천된 건 2007년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검사장 사례가 유일하다. 이때는 법무부가 감찰을 통해 비위를 확인한 뒤 내린 조치였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는 대장동 일당의 부당이득 환수까지 포기하는 결과를 낳는 조치여서 논란이 컸던 사안이다. 당시 여권은 검사장들이 노 권한대행에게 경위 설명을 요구하자 집단 항명으로 간주해 평검사로 강등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고 3주 만에 정 전 검사장에 대한 징계성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이런 식의 인사는 검사들에게 정권에 순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자칫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의 진정성마저 훼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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