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EU 금리 인상, 韓日도 예고… ‘긴축’은 곧 닥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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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지만, 이번처럼 인상 속도까지 언급하며 단호하게 기정사실화한 것은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2년 9개월 만에 정책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으로 방향을 틀면서 ‘글로벌 긴축 도미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한은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여러 경제 지표 역시 일제히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신 총재는 “성장, 물가, 금융 안정 상황이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 2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고, 가계가 체감하는 생활물가의 오름세는 이를 웃돌고 있다. 여기에 좀처럼 15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원-달러 환율, 다시 꿈틀대는 부동산 시장, 임계점에 달한 가계대출 등을 고려하면 돈줄을 죄는 것 외에는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세계는 ‘긴축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11일 ECB는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금리 인상의 테이프를 끊었고, 필요하면 다음 달에 추가로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역시 다음 주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유력시된다.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미국은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실상 꺾였고 오히려 인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국이 앞다퉈 통화 긴축 기조로 돌아서는 새로운 환경에 한국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고물가와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처방이지만 실물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가져올 수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증시 등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빚으로 버티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 등 취약계층의 이자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금리 인상의 한파가 취약계층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방어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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