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尹 계엄 하려 北 도발 유도”… 무지한 건지, 무모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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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중앙지방법원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중앙지방법원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2024년 10, 11월의 평양 무인기 작전을 승인했다는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유도해 전시와 같은 국가적 안보 위기 상황을 조성하려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 구형량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평양 무인기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30년형, 작전에 가담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거나 국가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중형 선고의 이유로 밝혔다. 나라의 존립과 국민의 안전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무관한 자신의 사적인 목적을 위해 남북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일에 국군 통수권을 썼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우리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자 ‘참변’을 위협했고, 휴전선 인근 포병 부대에 사격 준비 태세를 명령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이 시작된 뒤에야 무인기 작전의 내용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3월부터 김 전 장관과 여 전 사령관 등을 삼청동 안가로 불러 비상 대권과 그에 따른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들은 김 전 장관이 무인기 작전을 실행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숨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여 전 사령관이 ‘불안정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체면이 손상돼 반드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타겟팅’ 등의 메모를 남긴 것도 계엄과 무인기 작전 사이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는 증거로 봤다.

평양 무인기 작전은 시작부터 비정상의 연속이었다. 드론작전사령부는 군 보고 계통을 무시한 채 ‘V(대통령)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무인기 작전 계획을 대통령실에 직보했다. 평양 무인기 침투 사실이 드러난 뒤 합참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작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계엄 직전인 그해 11월까지 수차례 북한에 무인기를 더 날려 보냈다.

비상계엄은 국가의 안위와 직결되는 위기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극히 제한적으로만 쓸 수 있는 권한이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은 거꾸로 불법 계엄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력 충돌도 불사하는 국가비상사태를 일으키려 했다. 그 망동은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나라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었다. 국가 원수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조차 망각한 사람이 한때나마 나라의 지도자였다니 아찔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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