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쿄서만 340명 숨지자
“수도료 감면… 대신 에어컨 켜라”
일본 도쿄의 도심 한낮 기온이 20일 30도를 넘겼다. 이날 NHK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기온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또 “열사병에 주의하라”는 속보를 내보냈다. 일본의 한여름 폭염은 살인적이란 평가가 많다. 지난해 6∼9월 도쿄도에서 열사병 증상으로 긴급 호송된 사람은 799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도 340명에 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지난해 여름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집에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료를 아끼려 끝내 켜지 않고 있다가 숨졌다”고 전했다. 이런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쿄도는 올 여름철 가정용 수도의 기본요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이 이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 여파와 지난해보다 2배 수준이 된 쌀값 등 물가 상승으로 최근 급격히 커진 가계 부담을 줄여 주자는 취지다. 또 저소득층은 수도 요금이 감면되는 만큼 에어컨을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도쿄도의 가정용 수도 기본료는 급수관 유형별로 860∼1460엔(약 8300∼1만4000원)이다. 이번 조치로 도쿄도의 800만 가구가 월 1만 원 내외의 절약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기본료 감면 기간은 여름철 4개월간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도쿄도는 감면에 필요한 경비 약 400억 엔(약 3856억 원)을 포함한 보정 예산안을 다음 달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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