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위해 60일 휴전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호르무즈 통행과 이란산 원유 판매 등 MOU 관련 내용도 이날부터 즉각 발효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바르세이유 궁전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을 하던 중 이 문서에 직접 서명하고, 문서 사진을 이란 측에 전송했다. 이란 측에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문서에 서명했다. 양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이 문서는 즉각 발효됐다. 이에 따라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식 서명식은 취소될 예정이라고 폭스뉴스 등은 전했다. J D 밴스 부통령 등 협상팀은 대신 이날부터 이란 측과 만나 후속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앞두고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취재진에 MOU 내용을 낭독 형식으로 공개했다. MOU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의 무료 통행에 동의했지만, 이후에는 “오만 및 기타 연안국과 이 해협의 향후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정의”하게 된다. “모든 동결되거나 제한된 이란의 자금 및 자산을 완전히 이용 가능하게 한다”는 약속도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금이 “그들(이란)의 돈”이라면서 이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달러 체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원유수출을 즉각 허용하고 관련 제재를 면제하는 약속도 들어갔다. 아울러 이란을 위해 “지역 파트너들과 조율해 최소 3000억달러 규모의 확정적이고 상호 합의된 경제발전 계획을 만든다”는 내용과 “레바논의 영토보전과 주권을 보장한다”는 부분도 포함됐다.
이란은 그 대신 “핵무기를 취득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을 재확인”하기로 했다. 농축 우라늄 처분과 관련해 미 당국자는 현장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하에 현장에서 희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제거하는 것과 경제 제재 해제 등의 내용을 맞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MOU는 최종 합의를 위한 기본 원칙만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 때 체결된 이란 핵 협정(JCPOA)보다 구체적이지 않다. JCPOA는 합의안 본문만 총 18페이지 분량이다. 핵 프로그램의 특정 요소, 감시, 제재 완화에 관한 세부사항을 담은 수십 페이지짜리 부록도 있다. JCPOA는 15년 동안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를 3.67%로 제한했다. 1만3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해체하고 IAEA 감시 하에 보관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번 최종합의에서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60일 휴전이 시작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재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MOU가 본격 발효되기 전부터 이란 유조선들이 미국 봉쇄선을 통과해 원유 수출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에너지가 용선한 선박도 액화천연가스(LNG)를 싣고 해협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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